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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금리 오르고 자산가격은 하락세… 속타는 영끌·빚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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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대출금리 1%P 이상 올라

가계이자 13조 ↑·1인당 64만원 ↑

한은, 2022년 금리 2∼3차례 더 올릴 듯

아파트값 서울·경기도 하락세로

주식도 고전… 비트코인 37% 빠져

눈덩이 이자에 ‘패닉셀링’ 우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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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5000만원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700만원 넘게 손해를 보고 있어 우울합니다.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시장 상황이 불안해 손해가 더 커지기 전에 주식을 처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39세 직장인 A씨)

금리 인상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족’(빚내어 투자)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당분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가계 부담이 커질 경우 자산매각 도미노와 더불어 큰 폭의 자산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모두 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020년 12월 31일 연 2.690∼4.200% 수준이었는데 이달 14일 3.750∼5.510%로, 하단과 상단이 각각 1.060%포인트, 1.310%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도 연 2.520∼4.054%에서 3.570∼5.070%로, 하단과 상단이 각각 1.050%포인트 1.01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지표금리가 뛰는 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도 올리고 있어서다. 고정금리는 올해 들어 지난 2주 동안만 최고금리가 0.532%포인트 올랐는데, 고정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0.231%포인트(2.259%→2.490%)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변동금리 지표가 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달 1.55%까지 올랐다. 10월과 11월 각각 0.14%포인트, 0.13%포인트 오르고 12월 0.26%포인트나 뛰었다. 17일 은행연합회가 12월 기준 코픽스를 발표함에 따라, 18일부터는 변동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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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규모가 1744조7000억원이고 대출기관 변동금리 비중이 73.6%였던 시점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연간 대출이자 부담은 3조2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1인당으로는 연간 16만1000원 증가한다. 지난 1년 동안 1%포인트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계의 연간 대출이자 부담은 12조8000억원 뛰었고, 1인당 이자액은 64만4000원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이런 금리인상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2∼3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 이자 부담은 연간 9조6000억원, 1인당 48만300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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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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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자산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79.9로 한 달 새 0.79% 떨어졌다. 19개월 만의 하락이다. 경기도 실거래가 지수(-0.11%) 역시 2년 6개월 만에 내렸다.

주식시장도 고전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4일 현재 2921.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 6일(3305.21)보다 11.6% 낮다. 코인 열풍을 이끌었던 비트코인은 16일 현재 5200만원대로 8200만원대였던 지난해 11월보다 37%가량 빠졌다.

이자 부담이 커지는 데다 ‘빚투’로 얻은 자산의 가격이 취득가격보다 낮아질 경우 ‘패닉셀링’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은 코로나19로 벼랑끝에 몰린 소상공인을 더욱 압박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3월 말이면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책이 종료될 예정이라 소상공인들은 당장 4월부터 대출이자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한 형국이다.

조희연·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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