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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가입자가 퇴직연금 운용방법 결정… “장기 수익률 제고”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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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제 변화와 새 트렌드

6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 적용 전망

원금 보장에 치중한 DC형 한계 보완

공적연금 연계기간 20년→10년 단축

충족땐 국민·직역연금 동시 수령 가능

2020년 상반기 기준 MZ세대 38% 가입

실적배당 중심 적극적 운용성향 주목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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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가시화함에 따라 은퇴 후 펼쳐질 삶에 대비하기 위해 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연금에는 정부(국민연금공단)가 운용하는 공적연금(국민연금·직역연금)과 회사 퇴직금을 적립해 금융기관에서 운용하는 퇴직연금, 금융회사의 관련 상품에 각자 가입하는 개인연금의 3가지가 있다. 최근 저성장 시대에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연금 중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부가 운용해주니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개인연금은 아는 만큼 상품과 액수를 설정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에는 ‘디폴트 옵션’ 도입 등 퇴직연금제도에 많은 변화가 찾아오는 만큼, 이를 잘 파악해 보다 든든하게 노후에 대비해 보자.

◆디폴트 옵션 도입 등 변화 주목

오는 6월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의 도입은 올해 퇴직연금제도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퇴직연금에는 기업이 적립금을 운용해 퇴직 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확정급여형(DB)과 기업이 매년 적립(연봉의 12분의 1 이상)하면 근로자가 운용 후 원리금을 수령하는 확정기여형(DC), 개인이 자유롭게 가입해 여유 자금 적립·운용 후 원리금을 수령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3가지가 있다. 디폴트 옵션은 이 중 DC와 RP형에 대해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기존 DC 상품이 지나치게 원금 보장에 치중한 탓에 수익률이 매우 낮아졌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가입자가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도 책임을 진다.

디폴트 옵션 도입에 따라 연금사업자는 사용자에게 타깃데이트펀드(TDF), 혼합형·자산배분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 사전지정 운용방법을 사용자에게 제시하고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 이를 DC형 퇴직연금규약에 반영한다. 연금사업자가 디폴트 옵션의 자산배분 현황과 위험 수익 구조 등에 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면 가입자가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상품에 따른 운용방법이 정해진 뒤에도 가입자가 언제든 운용방법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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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공적연금의 연계기간이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공적연금은 크게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으로 나뉘는데, 국민연금 가입자가 연금을 수령하려면 가입 기간이 최소 10년이어야 한다. 직역연금의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도 최소 10년 이상 재직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연계기간이 20년이 넘어야 하지만 다음달 18일부터 10년으로 단축된다. 가령 공무원으로 9년을 재직한 뒤 민간기업을 통해 국민연금에 9년을 가입했다면, 기존에는 양쪽 연금 모두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기 때문에 두 연금을 모두 일시불로 수령해야 했지만, 제도 개선 뒤에는 둘 다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작은 적립금 규모 등의 문제로 퇴직연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4월14일부터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가 도입된다. 2015년 말 퇴직연금이 도입된 후 16년이 지났지만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90%를 넘어선 데 비해 30인 미만 사업장은 24% 수준에 그치는 격차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퇴직연금 적립을 늘리기 위해 4월14일부터는 근로자가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채 퇴사할 경우에도 사용자는 퇴직금을 IRP에 이전해야 한다. 다만, 퇴직연금 가입자와 마찬가지로 55세 이후에 퇴직하거나, 퇴직금 담보대출을 상환해야 하거나, 퇴직금이 300만원이 넘지 않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밖에 오는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과 맞물리며 건보료 부과에 연금소득 반영 비율이 30%에서 50%로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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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일찍 눈뜨는 MZ세대… 수익률도 높아

퇴직연금 수령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납입액수보다 가입기간이 훨씬 중요하다. 이른 시기에 준비할수록 효율적으로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MZ세대 등 젊은층의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는 약 658만명으로 이 중 MZ세대는 249만명(37.9%)이다. 2015년(30.6%)과 비교해 MZ세대의 비중이 상당히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MZ세대(1996∼1982년생)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MZ세대의 총자산은 평균 2억9000만원(중위값 7600만원)으로 부동산이 79%, 금융자산이 21%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이들의 DC형 퇴직연금을 살펴본 결과 적립 퇴직금은 평균 1974만원이었다. 은퇴 시점의 예상 퇴직금 규모에 대한 설문에서 MZ세대는 2억원 미만(72%)을 가장 비중 있게 꼽았다.

MZ세대는 퇴직연금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운용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DC 가입자 중 실적배당 상품 비중은 21.8%(2021년 3분기 기준)인데, MZ세대는 37.6%로 나타났다. 아울러 보유 자산 규모가 클수록 퇴직연금에 대한 적극적인 운용성향과 운용 수익률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이규성 연구원은 “그동안 주식 등 직접투자에 대해 적극성을 보였던 MZ세대가 퇴직연금에 대해서도 투자 지향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신뢰도 높은 채널 등을 통해 이들이 체계적인 투자 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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