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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다 나오네? 으하하"…이번엔 '나의 촛불' 띄운 나꼼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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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영화) 안에 보니까 대통령 후보가 두 명이 들어가 있네? 으하하하.” (방송인 김어준 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배우’로 등장시킨 영화 ‘나의 촛불’이 대선 한 달 전인 2월 10일 개봉한다. 공동 제작자로 나선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와 배우 김의성씨가 지난 14일 김어준씨의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1분 36초 분량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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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촛불'에 등장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 모습. 유튜브 예고편 캡처.


예고편에 따르면 ‘나의 촛불’은 전문 배우나 지어낸 각본 없이, 실제 일어난 사건에 대한 관련 인물들의 증언을 조합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2016년 촛불광장의 비화를 기록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라는 게 제작진 주장이다.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후보를 비롯,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들 인터뷰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큰 줄기다.



제작진은 최순실 씨 측근이었다는 전직 국가대표 펜싱 선수 고영태 씨,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박영수 전 특별검사,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 후보 등 7인을 주요 출연진으로 소개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 박지원 국정원장, 고(故) 정두언 전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 다수 여야 정치인도 영상에 등장한다.

촛불 집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 나라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을 외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예고편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김의성씨는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이 후보가 ‘노바디(nobody)’였다”며 “(이 후보의) 인터뷰는 못 했다”고 말했다. 예고편엔 윤 후보가 국정농단 수사를 회상하는 장면도 나온다. 영화 속 윤 후보를 두고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죄인 거 너무 당연하고, 촛불의 힘으로 수사했다고 한다”(김의성), “촛불을 막 숭배한다”(주진우)는 대화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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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촛불' 예고편에 등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인터뷰 장면. 유튜브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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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2018년쯤에 개봉하려고 했던 건데, (그때) 못한 건가.

▶김의성=그렇다.

▶김어준=예고편을 보니 그때 못한 게 다행이다.

▶김의성=출연진이 화려하지 않나. (웃음)

그런데도 “대선하고 전혀, 아무 상관이 없다. 5년 후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하다 보니 2월 10일에 극장이 잡혔다”는 게 이날 세 사람의 주장이었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영화관에 1·2위 후보 얼굴이 내걸린다는 소식에 이날 유튜브에 올라온 공식 예고편은 하루 만에 조회 수 2만5000회 가량을 기록했다.

김어준·주진우씨 등 과거 ‘나꼼수’로 활동했던 친여 방송인들의 영화 제작은 벌써 5번째다. 김어준 씨가 18대 대선 개표 부정 음모론을 다룬 ‘더 플랜’을 2017년 4월 선보인 뒤로, ‘저수지 게임’과 ‘그날, 바다’(이상 2018), ‘유령선’(2020) 등 총 4편의 영화를 제작, 배포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스릴러’를 표방한 ‘저수지 게임’에서는 주 전 기자가 주연이었다. 세월호 음모론을 다룬 ‘그날, 바다’가 관객 54만명을 기록하자, 이들은 2년 뒤 ‘유령선’을 또 제작해 세월호 증거 조작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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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어준 씨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지난 2018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12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였던 이들은 19대 총선 직전인 2012년 4월 민주통합당 소속의 정동영·김용민 후보 등에 대한 공개 지지 혐의 등으로 2012년 9월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와 주 기자에게 각각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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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선동’, ‘음모 조작’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이들이 이른바 ‘문선대(문화선동대)’ 역할을 지속하는 배경에는 진영 결집 나팔수 활동에 대한 친여 지지자들의 호응과 성원이 있다. 16일 클리앙 등 친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선 끝판에 큰 거 하나 던졌다”, “이거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면 대박 나지 않겠나”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촛불’ 개봉 일정을 알리며 “저들은 정교하게 대선 플랜을 가동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런 대책없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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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민주당에서는 반복되는 선동전의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잖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통화에서 “그런 영화는 어차피 민주당 지지자들밖에 안 본다. 2007년 대선 때 우리가 BBK 공동조사단까지 꾸렸지만 결국 지지 않았나”라면서 “차분하고 의연하게 중도로 확장해야 하는 때에 괜히 품격만 잃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립 지대의 재선 의원도 “흔히들 말하는 ‘김어준 효과’가 결과적으로 선거에는 득보다 실이 되는 경우가 적잖다”는 의견을 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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