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거래정지 연장될라"…신라젠 20개월째 물려있는 개미들 속 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장기화되는 코스닥 상장폐지 上]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정지가 됐던 신라젠의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결정 기일이 다가왔다. 기심위 결정에 따라 거래정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사정에 따라 개선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신라젠에 거래대금이 묶인 투자자들의 고통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머니투데이



18일 신라젠 운명 결정…거래 재개 혹은 상장폐지 기로

16일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이 지난달 제출한 개선계획이행내역서를 토대로 기심위 관련 안건, 자료 등을 준비 중이다. 오는 18일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심위가 열리는데 이때 신라젠의 거래재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2020년 5월 신라젠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신라젠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6월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후 8월, 11월에 기심위를 진행해 신라젠에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번 열리는 기심위에서 곧바로 거래정지 혹은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개선 이행 내용 불충분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최대 1년 간의 개선기간이 더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피자로 대표되는 엠피대산은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정지가 됐다가 기심위 개선기간이 다가오자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거래정지 기간이 2개월 더 늘어났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대전환위원회에 '신라젠 코스닥 거래정지 해제 주주 요청서'를 내며 신라젠 거래정지의 조속한 해제를 요구했다. 이번 기심위에서 거래재개가 불발되면 거래소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성호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전 신라젠 전 경영진이 배임·횡령한 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며 "속만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심사에서 거래재개 불가 결과가 나오면 개인 주식거래를 방해한 이유를 들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2020년 11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 회원들이 거래재개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래재개 불발되면 거래소 형사고발하겠다"

기심위 결정이 난다고 해서 바로 거래가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3심에 해당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의결한다. 여기서 상폐 결정이 나도 회사가 이의신청을 하면 한차례 더 심사받을 수 있다. 거래정지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을 빚은 코오롱티슈진도 2019년 5월부터 약 2년 6개월 간 거래정지가 됐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 코오롱티슈진은 거래소로부터 2차례의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다음달 9일 코스닥시장위원회 상장폐지 여부 심사를 앞두고 있다.

2020년 기준 신라젠의 개인주주는 약 16만5600명이며 전체 지분의 92.61%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주주비율로 따지면 당시 전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열린 기심위에서 거래소 측은 신라젠에 자금 확보,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최대주주로 엠투엔을 맞아 600억원의 투자금을 받고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의 자본금을 유치했다. 또 '펙사백' 외 신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SJ-600'도 갖추며 기존 파이프라인의 의존도를 낮췄다.

신라젠 관계자는 "경영진 배치도 전면적으로 이뤄졌고 펙사백 이외 파이프라인을 개설하는 등 개선기간 동안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