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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加·日 등 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 “발생 원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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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통가서 사상최대 화산 분출

日, 조위 이례적 변화에 뒤늦게 경보 발령

23만명 대피령… 선박 10여척 침몰·파손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전역 부두 폐쇄

호주 동쪽 사모아선 주민 고지대 대피령

올림픽출전 통가 선수 “가족 연락 끊겨”

日기상청 “해수면 높이 변화 전례 없어”

세계일보

15일(현지시간)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바다에서 해저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으로,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의 위성이 촬영한 사진이다. 이날 남태평양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통가 전역과 일본 남서부 해안, 미국 서부 해안 일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우주에서도 폭발 장면이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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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통가에서 발생한 관측 사상 최대 규모급 해저화산 분출로 미국과 뉴질랜드, 일본 등에 대형 쓰나미(津波·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는 등 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이번 쓰나미는 통상 원인인 지진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정확한 발생 메커니즘이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시간 15일 오후 1시쯤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의 해저화산이 대규모 분출했다. 호주 동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3200㎞ 떨어진 통가는 면적 750㎢, 인구 10만5000명의 소국이다. 최소 8분간 이어진 화산분출로 가스와 재 등이 해상 20㎞ 상공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1만km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화산 활동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위성영상 분석에 따르면 화산구름이 홋카이도 크기에 맞먹는 직경 300㎞에 달했다. 화산전문가 노가미 겐지(野上健治) 도쿄공업대 교수는 NHK에 “해역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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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오후 해저화산 폭발로 발생한 쓰나미가 통가 해변 주택가를 덮치고 있다. 쓰나미 영향으로 통가의 통신이 끊기면서 현지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분화 수 분 만에 쓰나미가 도시를 덮쳤고, 거리가 비명으로 가득했다”는 현지 증언이 나왔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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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부는 16일 해저화산 분출과 쓰나미로 통가가 큰 피해를 보았지만 공식적인 인명 피해 보고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공식 피해집계는 불가능하지만 수도 일부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해저 케이블이 훼손되면서 두절됐던 뉴질랜드와 통가 간 통신은 계속 제한적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회식 기수로 출전했던 타우파토푸아(호주 거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베이통고에 계신 아버지와 하파이에 사는 가족 소식을 듣지 못했다. 모든 일은 신의 뜻에 달렸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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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시코쿠섬 고치현 무로토시 해안에 정박 중인 배들이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발생한 쓰나미의 영향으로 뒤집혀 있다. 무로토=교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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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연안에서는 15, 16일 주민대피령, 부두폐쇄령이 발령되는 등 쓰나미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서는 16일 0시15분쯤부터 순차적으로 태평양연안 8개현, 약 23만명에게 쓰나미 경보·주의보와 피난지시가 내려졌다가 오후 2시 해제됐다. 쓰나미로 선박 10여척이 침몰·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항 주민이 보트를 항구에 묶고 피난하는 등 주 남부 전역 부두가 폐쇄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쓰나미 경보와 함께 해변 접근금지령을 내렸다. 호주 동쪽의 미국령 사모아도 쓰나미 경보로 주민이 고지대로 대피했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에 따르면 통가 80㎝, 미국령 사모아 60㎝, 남미 칠레 1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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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발생 원인은 분석 중이다. 통상 지진 등에 의한 지형 변화로 발생하는 쓰나미의 경우 10분에서 1시간의 느린 주기로 해면의 상하가 변동하나 이번에는 몇분 정도의 주기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화산 분화로 인한 충격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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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긴급 재난방송에서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하는 모습. 요코하마=교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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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은 당초 15일 화산 분화 후 “쓰나미 피해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가 15일 오후 8시쯤부터 조위(潮位:조수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감지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시점 일본 전역에서는 기압이 2hPa(헥토파스칼) 상승해 쓰나미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야오카 간즈키(宮岡一樹) 기상청 기획관은 “이번 조위 변화는 통상 쓰나미와는 다르다”며 “나는 이제까지 이런 현상을 확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도쿄·워싱턴=김청중, 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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