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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기시다, 국회 시정연설서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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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향하면서 현실 직시하는 외교”

한국은 “적절한 대응 강하게 요구” 기존 입장 되풀이

‘적기지 공격 능력’ 다시 강조


한겨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개원한 정기국회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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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국정 운영의 방향성을 밝히는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현실을 직시하는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중요한 이웃인 한국에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계속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개원한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 “엄격함과 복잡함을 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일본 외교가 시험받는 1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향한 이상의 깃발을 확실히 내걸면서 현실을 직시하는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를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과제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것 등 세 가지 기둥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제1의 기둥으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나 원칙을 중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공유하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조기에 회담해 외교·안보 기축인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는 2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또 다른 기둥인 국민의 생명과 삶을 강조하며 사실상 북한·중국을 겨냥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미사일 기술의 현저한 향상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미사일의 문제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의 심화, 군사 밸런스의 급속한 변화, 우주·사이버라고 하는 새로운 영역, 경제안보상의 과제라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라는 슬로건을 국회에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2일 요미우리 국제경제간담회(YIES) 강연에서 이 말을 처음 꺼냈고, 이달 1일 연두 소감에서 다시 언급한 바 있다.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 등을 일본이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지난달 6일 시정연설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강조됐다. 기시다 총리는 “대략 1년에 걸쳐 새로운 국가안보전략, (하위 개념인) 방위 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적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안문제가 있는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에 대해서는 지난달 시정연설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언급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이웃인 한국에 대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연설에 들어가 있던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는 표현은 지난달 시정연설 때부터 빠졌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화’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중국에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동시에 여러 현안을 포함해 대화를 확실히 거듭함으로써 공통의 과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일·중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것도 염두에 두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의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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