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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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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맨 반군, UAE에 '드론 폭격'···사우디 동맹군 반격 '중동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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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부다비 공항·석유공사 화재…9명 사상
유엔·미국 등 “책임 묻겠다” 강력 규탄
문 대통령, 100km 떨어진 곳서 순방 일정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방문하고 셰이크 사우드 빈 싸끄르 알 까시미 라스알카이마 지역 통치자와 대화하고 있다. 이 병원은 2014년부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중인 곳으로, 외국의 대형 3차 의료기관을 한국이 위탁 운영하는 첫 사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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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17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곳으로부터 100km 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UAE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반군에 공습을 가하며 반격에 나섰다.

UAE 국영 WAM 통신은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아부다비석유공사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부다비 경찰에 따르면 아부다비 도심에서 약 22km 떨어진 무사파에 위치한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의 공업지역 내 시설 3곳, 아부다비 국제공항 내 신축 건설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석유시설에서 일하던 인도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아부다비 국제공항 폭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은 이날 공격을 인정하면서 추가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문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는 중에 일어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km 정도 떨어진 두바이에서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 기조연설 등 일정을 가졌다.

공격을 시행했다고 주장한 후티 반군의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UAE 깊은 곳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고 이날 트위터에 적었다. 사레아 대변인은 “탄도미사일 5발과 다수의 무인기를 이용해 UAE의 민감 목표물을 타격했다.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UAE의 예멘 내전 개입을 비판하며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UAE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에 동참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촉발된 이후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UAE는 2019년부터 병력 규모를 감축해왔다. 하지만 최근 예멘 반군이 UAE의 선박을 나포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커졌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요 공항과 정유시설을 공격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UAE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군은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수도 사나에 대해 공습을 가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언론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사나에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14여명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후티 반군의 UAE 공격을 일제히 규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UAE 등과 협력해 후티 반군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UAE는 미국에 후티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재지정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즈 트러시 영국 외무장관은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규정하고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고,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반군의 움직임이 UAE와 다른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동의 경제 중심지이자 인근 국가에 비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UAE의 본토가 피습되고 사우디가 곧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정경대의 파와즈 게르게스 중동정치학 교수는 “최근 1년 예멘 내전은 격화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UAE가 이란과 대화하고 있지만 지정학적·전략적 경쟁 관계를 완화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손구민·김혜리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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