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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윤석열 부부 에워싼 ‘도사들’…논란 일자 네트워크본부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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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본부 고문 역할 의혹 ’건진법사

석달 전 그 스승이 “캠프서 활동” 발언

김건희 녹취에도 등장하는 ‘무정스님’

결혼 맺어준 ‘윤 후보 멘토’로 알려져

대선출마 단언한 유튜버 ‘천공스승’

검찰총장 사퇴 계기 김건희씨가 소개


한겨레

지난해 10월1일 <엠비엔>(MBN) 토론회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한자로 ‘왕’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엠비엔> 유튜브 채널 갈무리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본부가 올린 자체 동영상을 통해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아무개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활동해온 사실이 확인되자 조직 자체를 없애 논란을 피하려는 것이다.

■ 네트워크본부 해체했지만…‘건진법사 의혹’ 여전

하지만 윤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부부를 둘러싼 ‘무속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윤 후보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 국면에서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진법사’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티브이>는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 스님을 만나 ‘건진법사에게 윤석열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 스님은 ‘건진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 스님은 김건희씨의 초청을 받아 코바나컨텐츠에서 주관한 전시회에 세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법사’도 김씨를 통해 윤 후보와 연결됐을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이 방송이 나간 지 3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혜우 스님 발언처럼 건진법사가 국민의힘 네트워크본부에서 실제 활동하고 있는 게 확인된 것이다.

■ 무정 스님, 윤 후보에게 고시 계속, 김씨에겐 결혼 권유

김건희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아무개 기자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도 윤 후보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해온 사실이 확인된다. 지난해 7월20일 통화에서 김씨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에서 윤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씨는 이 기자에게 윤 후보가 20대 시절에 무정 스님과 만났고 “(남편이) 사법고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 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김씨는 무정 스님이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 윤석열-천공스승, 연결해준 사람도 김씨

유튜버 ‘천공스승’과 윤 후보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스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지난해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에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스승’은 지난해 10월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씨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다고 했다. 김건희씨가 천공스승과 윤 후보를 연결했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경선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적고 나와 무속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윤 후보는 “같은 아파트 주민인 지지자가 손바닥에 적어준 것을 손세정제로 지워봤지만 잘 안 지워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의문은 이어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함께 무속인·역술인과 깊은 교분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최서원(최순실) 국정농단’ 트라우마가 있는 국민의힘은 윤 후보 부부의 ‘무속 논란’을 적극 차단하고 있지만 우려도 여전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무속인 논란은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하면서 빠르게 대처했다.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언론에 비친 모양이 좋지 않다. 중요한 시기에 (무속인이) 그림자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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