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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콜오브듀티 등으로 유명한 미국 최대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총 687억 달러(약 81조9200억원)이며, 모든 인수 금액은 현금으로 즉시 지급한다. 이는 지난 14일 종가에 45%의 프리미엄을 더해 주당 95달러로 계산한 수치다.

이번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16년 구인·구직 소셜 서비스인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약 31조원)에 인수한 것을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사례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관련 자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산하에 포함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유명 IP를 보유한 블리자드와 글로벌 인기 FPS(1인칭 슈팅) 게임인 콜오브듀티를 선보인 액티비전, 그리고 모바일 퍼즐 게임 캔디크러시사가를 개발하는 킹이 합병해서 만들어진 미국 최대 게임 개발·배급사다. 전 세계 190개국에서 월 4억명에 가까운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이머를 확보했고, 총 직원 수만 1만여명에 이른다. 국내에선 원스토어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에 모바일 RPG인 '디아블로: 이모탈'을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모바일·PC·콘솔과 클라우드 기반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의 구독자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시작한 게임패스는 올해 1월 기준 가입자 수 2500만명을 돌파하며 세계 최대 구독형 게임 서비스로 성장했다. 국내에선 SKT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해 관련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은 중국 텐센트 게임즈, 일본 소니(SIE)에 이어 매출 기준 전 세계 3번째 게임 기업에 등극한다. 이와 함께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디아블로, 콜오브듀티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요 게임 IP가 즉시 추가될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모든 플랫폼에 걸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분야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사는 콘텐츠와 클라우드에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다. 게이머와 개발자를 최우선에 두고, 모두가 게임에 안전하고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성추행·괴롭힘으로 흔들리던 액블, MS 자회사로 편입 선택

최고 수준의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최근 사내 성추행과 집단 괴롭힘 사태로 인해 핵심 개발자 20여명이 퇴사하는 등 내홍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디아블로4', '오버워치2', '콜오브듀티: 워존 퍼시픽' 등 주력 게임 출시와 업데이트가 연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주당 90달러에 달했던 주가도 주당 58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이사회는 CEO인 바비 코틱에게 강력한 쇄신안을 요구했다.

이러한 기회를 구독형 게임 사업을 확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놓치지 않았다. 오랜 물밑 협상 끝에 코틱 CEO의 지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의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CEO는 "많은 게이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좋아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함께 사람들이 원하는 때 원하는 곳에서 게임을 하는 미래를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구독형 게임 사업과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강화할 것임을 암시했다.

코틱 CEO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30년 동안 많은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게임 업계에서 지속해서 성공 신화를 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틱 CEO는 스펜서 CEO 휘하에서 예전처럼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개발과 유통을 관리한다. 이번 인수 절차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 연도 2023년(2024년 3월) 내로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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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사업부 자회사로 분리한 MS...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 내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내 게임 사업부였던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하고 스펜서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0년 9월 둠, 엘더스크롤 등으로 유명한 제니맥스 미디어(베데스다 소프트웨어)를 75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는 등 게임 IP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비디오 게임 업계에선 소니와 닌텐도, 모바일 게임 업계에선 텐센트에 지속해서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에 북미 최대 게임 IP인 콜오브듀티와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캔디크러시사가를 보유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디아블로4',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리부트2' 등 기대작을 엑스박스, PC 등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에 독점 공급함으로써 경쟁사 소니, 닌텐도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전체를 유료 구매하거나 일부를 인앱결제하는 기존 게임 업계의 사업 방식을 월 일정 금액을 내고 모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려는 게 목표다. 전 세계적으로 기대받는 디아블로 IP와 미국 내 게임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콜오브듀티 IP가 이러한 구독형 서비스 가입자 수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IGN 등 해외 주요 게임 매체는 예측했다.

또 이번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사업인 '게임패스 얼티밋'과 향후 전개할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한 마인크래프트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IP와 콘텐츠가 더해질 전망이다.

강일용·최은정 기자 ej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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