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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마음 상담소]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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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이투데이

누군가가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기분이 좋다 혹은 나쁘다? 아니면 슬프다, 우울하다, 행복하다, 불행하다 등등 수많은 말들 중에서 어떤 답을 할지 궁금하다. 그런데 감히 짐작하건데 이 질문을 받은 사람 중 70~80%는 ‘기분이 좋다’ 혹은 ‘기분이 나쁘다’로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우리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서툴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툴다는 말보다는 표현할 줄을 모른다는 말이 더 정확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항목마다 눈에 띄는 대목이 무응답자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0% 정도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답하였고 10%가 최근 1년 동안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20%는 한 번 이상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에 반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수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0% 정도가 없다고 응답하였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보낸다고 답한 응답까지 합하면 별다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없는 사람이 30%를 웃돌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 해소법에 있어서도 운동을 한다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푸는 청소년보다 자거나 먹거나 울거나 혹은 게임이나 연예인 관련 동영상, 유튜브,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푼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놀랍게도 그중에는 자해나 소리를 지르고 때리고 부수거나 욕을 하는 등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다.

성인은 청소년과 다를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의 가짓수는 조금 더 다양할지는 모르겠으나, 양상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제해야 한다는 말이 익숙할 것이다. 그렇게 배운 탓에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까 봐 분노 등을 삭이거나 숨긴 적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을 숨기는 것은 우울, 불안, 불만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할 수 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감정을 정확히 알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은 정서를 통해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안다는 것은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고 스트레스의 폭도 줄여주고 긍정적인 자기 강화를 통해 자기 만족감, 행복감을 높여줄 수 있다. 감정통제나 억제보다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감정 관리도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나의 기분은 어떠한가?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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