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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메타버스 신대륙을 점령하라"…생태계 포식자 'IT공룡'들의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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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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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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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신대륙 '메타버스' 정복을 향한 'IT공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 이유로 메타버스 사업 강화를 들며 무려 80조원이 넘는 돈보따리를 풀었다. 이는 IT업계 역대 최대 규모로, 메타버스 시장을 향한 대규모 인수전의 포문을 열었다.

'SW왕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게임사를 샀나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전설적인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세계 5위권 게임사다. 간판 게임 중 하나인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1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3위 게임사로 도약하며 이용자들을 메타버스 세계로 끌어 들일 '킬러 콘텐츠'인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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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진=블리자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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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는 이미 메타버스라 불릴 만한 수많은 게임을 만들어왔다. 지난 2004년 선보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의 유료 이용자를 끌어들인 이 게임에서 게이머들은 온라인상에서 다른 게이머와 협력해 무기와 갑옷 등 아이템을 수집하고 아바타를 강력하게 만들기 위한 퀘스트를 수행해왔다. 블리자드는 이런 경험과 역량을 세계 2위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등 최신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도 아마존, 구글 등 경쟁자들을 제칠 기회를 마련했다. 아마존과 구글 역시 게임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메타버스 시장까지 선점한다면 클라우드 시장의 판세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난 2020년 구글 클라우드와 맺은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타버스에 사활 건 빅테크

다른 빅테크들 역시 메타버스 시장을 향한 진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고, 비대면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시대에 사운을 걸었다. 메타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반독점에 대한 규제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가운데에도 위딘, 유닛2 게임즈 등 가상현실(VR)과 게임 관련 기업들을 사들이며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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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오큘러스 퀘스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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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무기 중 하나는 메타버스로 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 중 하나인 VR 기기다. 메타의 자회사인 오큘러스는 글로벌 VR 기기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오큘러스의 '퀘스트2' 제품은 지난해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VR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애플도 VR과 증강현실(AR)을 융합한 '혼합현실(MR)' 헤드셋 기기를 준비하며 메타를 추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애플은 발열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난항을 겪으며 출시 일정이 계속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MR 헤드셋 제품을 출시하면 강력한 앱 생태계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과의 연동성을 기반으로 '게임체인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소니도 최근 'CES 2022'에서 새로운 VR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 발표하며 메타버스 열기에 탑승했다.

규제 당국 반독점 '칼날'이 변수

최근 각 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나선 빅테크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미 FTC는 메타의 VR 사업에 대한 반독점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합병 역시 당국의 승인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인수 결정을 발표하며 합병 이후 '세계 3위' 기업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독점에 대한 이슈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미국, 유럽을 비롯한 국가별 규제 당국과 업계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어 이번 마이크로소프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합병 역시 장밋빛 전망 만큼 쉽사리 이뤄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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