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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MS에 인수된 액티비전블리자드,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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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했다 (사진출처: Xbox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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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부터 게임업계 빅딜이 성사됐다.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 한화로 82조 원에 인수했다. MS는 재작년에 제니맥스를 인수하며 베데스다 등 산하 개발사를 사들이며 눈길을 끈 바 있는데, 이번에는 액티비전블리자드까지 확보하며 게임사업 규모를 크게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작년 7월에 사내 성범죄 이슈가 터지며 내홍에 휩싸였으나 굵직한 IP 다수를 보유한 미국 대표 게임사로서의 위치는 공고히 지키고 있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가 작년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라 발표한 콜 오브 듀티에 서양은 물론 동양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디아블로,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캐주얼 모바일시장을 꽉 잡고 있다고 평가되는 캔디 크러시 시리즈 등이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는 게임업계 역대 최대 규모이며, 제니맥스 인수보다 업계에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수 완료 시점은 2023년이지만 지금부터 MS의 빅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주목해볼 부분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 MS가 무엇을 할지, 이로 인해 게임업계와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가다. 이에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MS 공식 입장 등을 토대로 향후를 전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구독자 2,500만 명, 게임패스에 강력한 동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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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패스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Xbox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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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MS 게임사업 핵심은 게임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다. MS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와 함께 게임패스 전세계 구독자가 2,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전하며 알렸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게임패스에 좋은 게임을 추가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MS가 언급한 ‘좋은 게임’에는 액티비전블리자드 게임도 포함되기에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게임패스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패스는 한 달 구독료를 지불하면 서비스에 포함된 게임 중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상품이다. 게임패스에는 MS 퍼스트 파티 타이틀과 함께 타사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다른 게임사 타이틀의 경우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게임패스에서 이탈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해당 게임을 구매하지 않으면 게임패스 내에서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구독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구독자 수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MS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서드파티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도 좋지만, 게임패스에서 이탈될 위험이 없는 퍼스트 파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이 MS가 거금을 들여 타 개발사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 이유로 분석된다.

실제로 액티비전블리자드는 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발표하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작년 3분기에 액티비전은 1억 1,900만, 블리자드는 2,600만, 킹은 2억 4,500만 명을 확보했다. 이처럼 규모가 큰 이용자 수를 보유한 액티비전블리자드가 게임패스에 합류한다면 구독자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특히 게임업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모바일게임이다. MS는 게임패스를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모바일 전문 영역에서 MS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가운데 캔디 크러시를 보유한 킹과 텐센트와 합작해 호성적을 거뒀다고 평가된 콜 오브 듀티 모바일, 올해 출시를 예고한 디아블로 이모탈 등이 합류한다면 모바일 라인업을 좀 더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게임패스의 상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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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액제로 서비스 중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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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게임 중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게임패스와 가장 많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매월 월 이용료를 지불하는 정액제로 서비스 중이며, 게임패스 역시 한 달 이용료를 내고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30일 이용권은 현재 1만 9,800원에 판매 중이며, 게임패스는 최상위 상품인 얼티밋이 1만 1,900원, PC와 Xbox 게임패스는 각각 7,900원이다. 1개월을 기준으로 게임패스 얼티밋 월 이용료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보다 저렴하며, 게임패스를 구독하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외에도 게임 다수를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패스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추가된다면 신규 및 복귀 유저 다수가 게임에 유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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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패스 얼티밋 월 이용료 (자료출처: Xbox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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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S는 서양에서는 헤일로 등을 토대로 탄탄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동양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MS가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크로스파이어X 등 한국 게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아시아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하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서양을 넘어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타이틀로, 아시아 공략을 위한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게임패스를 통해 기존에 게임을 즐기지 않던 플레이어 다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MMORPG이기에, 일정 규모 이상의 유저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다만 한때는 1,200만 명에 달하는 유저를 보유하며 MMORPG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으나 2010년에 출시된 대격변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탔다. 따라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게임패스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를 삼을 수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 e스포츠 악재 해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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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워치 리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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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각에서 조명해볼 부분은 e스포츠다. 작년에 액티비전블리자드를 강타한 사내 성범죄 이슈에 액티비전과 블리자드가 진행하던 e스포츠 리그는 직격타를 맞았다. 가장 큰 부분이 켈로그, 티모바일 등 대회 후원사 다수가 이탈한 오버워치 리그다. 이러한 가운데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모회사로 자리한다면 오버워치 리그를 비롯한 e스포츠 리그도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MS 공식 발표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 바비 코틱 CEO는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CEO 자리를 유지한다. 다만 인수가 마무리된 이후에 바비 코틱 CEO의 행보는 미지수다. 인수 후 바비 코틱 CEO 거취에 대한 MS의 코멘트는 없으나, 월 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주요 매체는 인수가 마무리되면 바비 코틱 CEO가 사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바비 코틱 CEO는 사내 성범죄 이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직원 제보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관련 내용을 숨기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CEO로서 경영 리스크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고, 도리어 문제를 가중시키며 사태를 키운 주요 인물로 손꼽히며, 투자자 사이에서도 퇴진 요구가 거셌다.

보도대로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하고, 바비 코틱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재편한다면, 회사 이미지를 전환해 e스포츠 리그도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다. 특히 필 스펜서 CEO는 기존에 액티비전블리자드 사내 성범죄 사태에 대해 업계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지난 10일(현지기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가 GDC 2016년에 주최했던 개발자 파티에서 선정적인 공연을 선보인 것에 대해 거듭 사과한 바 있다. 필 스펜서 CEO 관할 하에 액티비전블리자드 역시 과오를 청산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스펜서 CEO는 액티비전을 비난하기보다는 돕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고, 액티비전과 일하는 방식을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변경’이 이번에 발표된 ‘인수’인 것으로 보인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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