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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역대급 베팅으로 블리자드 인수한 MS의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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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게임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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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약 8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업계를 비롯한 IT업계 전반에 파란을 몰고 왔다. 향후 소니와의 콘솔 게임 시장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함과 동시에, 메타버스 시장으로의 진출까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MS는 자사의 콘솔 기기 'X박스'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687억 달러(한화 약 81조 9200억원)로, 역대 IT 업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6년 PC 제조업체 델이 스토리지 전문업체 EMC 코퍼레이션을 인수할 때 지출한 약 670억 달러다.

이마저도 다수의 외신은 최근 일어났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성추문 사건이 아니었다면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 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상대로 여성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성희롱 및 불평등한 급여와 고용 조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진 이후 블리자드의 주가는 약 27% 가까이 폭락했으며, 바비 코틱 CEO와 고위 간부들이 사퇴 요구에 직면하는 등 내홍을 겪으며 MS의 타겟이 될 수 있었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난주 금요일 종가 대비 45%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95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며 인수를 성사시켰다. 거래는 MS의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2023년 2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며 그때까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독립성은 유지된다.

# 단숨에 세계 3대 게임 업체 등극

MS는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텐센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게임업체로 등극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2020년 일반회계 기준 매출에서 약 80억 8600억 달러(한화 약 9조 6400억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27억 3400만 달러(한화 약 3조 2600억원)에 달하는 공룡 게임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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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닌 다양한 타이틀에 대한 독점적 지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각각 액티비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킹으로 계열사가 나뉜다. 액티비전은 FPS 게임의 대명사 격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으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다수의 판권(IP)을 지닌 업체다. 킹은 전세계 매출 톱5의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를 서비스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전세계 총 유저 수는 약 4억 명에 이른다.

특히 콜 오브 듀티의 경우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FPS 게임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타이틀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신작 '콜 오브 듀티: 뱅가드'였다. 또한 2위는 지난 2020년에 발매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다.

지난 2020년 북미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타이틀 역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였으며, 2위는 직전 해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타이틀 시장인 북미를 사실상 콜 오브 듀티가 독식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존에는 소니의 PS에서도 함께 판매가 이뤄졌다면, MS의 액티비전 인수 완료 이후에는 X박스 독점으로 출시된다. 소니 측에서는 판매량 보증 수표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이는 MS가 지난 2020년 제니맥스 미디어를 약 75억 달러(한화 약 8조원) 규모로 인수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제니맥스 미디어 소속 게임 스튜디오였던 베데스다 스튜디오는 그동안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 다수의 작품들을 PS로 출시하며 막대한 매출고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X박스의 산하에 들어가며 올해 출시되는 신작 '스타필드'를 X박스 및 PC 독점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 소니와의 콘솔 패권 경쟁서 우위 점할 듯… 소니 주가 급락

패밀리 게임 및 캐주얼을 강점으로 내세운 닌텐도와는 달리, PS와 X박스는 서로 타겟층이 겹치며 서드 파티 작품들을 두고 시장을 갈라 먹어왔다. 하지만 MS의 공격적인 게임업체 인수 합병으로 인해 앞으로도 PS 진영에서 큰 약세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 합병 소식이 드러난 직후 소니의 주가는 무려 12.79%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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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미래 게임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를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서 MS에 비해 소니가 매우 뒤쳐져 있다는 점 역시 MS의 미래 전망을 매우 밝게 만들고 있다. MS는 지난 몇 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애저'를 비롯해 및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거액을 투자해왔으며, 인프라를 단단히 구축하며 인풋 랙 등을 현저히 줄이는 등 빛을 보고 있다.

X박스의 구독형 프로그램인 'X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 구입 시 X박스가 지원하는 대다수의 게임과 클라우드 게이밍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 시장에서 세를 점차 넓혀 나가는 중이다. 현재 X박스 게임 패스 이용자는 전세계 2500만명에 달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다양한 게임 IP를 흡수하며 향후 밸브의 '스팀' 등 PC 플랫폼과도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인 차별성을 구축하게 됐다.

# 메타버스 사업 속도낼 듯

MS의 계획은 IT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인 메타버스 시장에까지 손을 뻗친다. 이번 인수를 지휘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 합병이 향후 MS가 개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지난 2014년에는 메타버스 게임의 대표격인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 스튜디오를 인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하며 사명마저 바꾼 메타(구 페이스북)와의 치열한 시장 경쟁전이 예측됐으며,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다소 MS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듯 보인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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