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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레이더P] "청년공약, 이재명은 무책임 윤석열은 내면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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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작지만 부끄럽지 않은 정당"

2030세대가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청년세대를 겨냥한 대선후보의 호소도 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김근태 청년본부장(32)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청년 정책이 모두 '무책임'하다고 보고 있었다. 18일 김 본부장을 국민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이력이 독특하다. 서울대에서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을 하다가 갑자기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뭔가.

▷원래 '공돌이(공대 남학생)'로 살면서 정치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겉으로 그럴듯하게 얘기하지만 실상을 바꾸는 데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딴짓을 하게 된다. 그때 정치 공부를 나름대로 하게 됐다. 그러던 사이 미국 출장을 한번 갔다 왔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던 걸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미국이 가진 인프라스트럭처를 우리는 갖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성적인 해답을 내놓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조국 사태가 터졌다. 문재인정부는 무능은 둘째 치고 부패하기까지 하구나 생각해서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모아서 집회를 진행했다. 그렇게 기차를 한 번 탔는데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정당 중에 왜 국민의당에 합류했나.
▷맨 처음 집회하면서 발언했던 게 진영에 매몰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친구들과 2020년 총선 때 청년정당을 창당해보자고 도전했다. 창당준비위원회 단계까지 갔지만 (창당 조건인 당원) 5000명을 못 모아서 실패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국민의당에서 같이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다. 국민의당의 세가 작은 건 단점이지만 최소한 부끄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말씀 드린 것처럼 내로남불 발언을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매일경제

-안 후보를 직접 겪어본 사람으로서 안 후보를 소개한다면.
▷아무래도 같은 이과니까 확실히 통하는 게 있다(웃음). 또 안 후보는 총명함이 있다. 전문가의 의견과 현실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청년세대와의 인식 격차도 잘 수용한다. 그런데 청년세대 목소리가 그것이 무조건 맞는 건 아니다. 기성세대 경험과 통찰들이 청년 인식과 어우러져서 융화돼야 하는데 다른 정치인보다 잘한다. 아무래도 청년 멘토로 활동했던 경험들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안 후보가 로봇 같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막상 1대1로 대면하면 다른 부분이 있다. 정치인으로서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은 격식 있게 한 것이고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면 농담도 자주 하고 유쾌하다. 주로 아재개그를 하는데 개그 코드가 맞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난 아재개그를 좋아한다.

-2030 청년세대들이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나.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부터 표심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인들이 청년세대들이 가진 고민이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안 후보도 자주 말하는데 대한민국은 후진국에서 태어난 사람과 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동시대에 살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정치권에 들어와서 기성세대 분들은 다른 세상에서 사셨구나라는 점을 느꼈다. 그런 인식 차이를 좁히는 것도 중요하고 인식 차이를 좁혀 무얼 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청년들의 예측 가능성을 회복시켜줘야 한다. 사회적 갈등의 본질에는 청년들이 인생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상실되다 보니까 본인의 계획대로 삶을 개척할 여지가 없다고 느끼는 게 크다.

-안 후보의 청년 정책이 이 후보나 윤 후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깊이가 다르다. 이 후보는 예산을 얼마만큼 퍼주겠다, 재정을 끌어다 주겠다 등 포퓰리즘으로 접근하고 책임감이 없다. 뒷감당을 생각 안 한다. 윤 후보는 스스로 얘기하는 공약들이 제대로 내면화되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당에서 시키는 대로 읊는 게 아닌가.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그걸 수행해야 할 후보가 공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도 무책임하다.

-그런데 안 후보 청년 공약이나 이 후보, 윤 후보 공약이나 큰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


▷우리 공약에는 고민이 하나하나 깊게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윤 후보가 군장병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월급 200만원을 던졌는데 충분한 고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부사관과 장교 초임 월급이 그보다 못한 상황인데 병사 예산만 생각해선 안된다. 다 같이 조정해야 한다.

우리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현실적으로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전역 시 1000만원 주는 안 후보의 공약이 더 현실적이지 않나.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녹취록이 언론에 나오고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김씨가 부드럽다고 유권자들이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고 바람직한 긍정적 내용은 아니었다. 안 후보라는 좋은 대안이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지지하는 데 부끄럽지 않은 후보다.

-지지율을 올릴 전략이 있나.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안 후보의 장점인 전문성과 흡수력을 보여주고 정책적인 부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TV토론회 자리가 기회일 것이다. 당에서도 안 후보가 토론회에서 경쟁력과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TV토론에서 오히려 미숙함을 보이지 않았나.


▷그런 게 다 경험으로 남지 않겠나. 예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안 후보도 적응을 많이 했다. 카메라에 노출하는 부분과 관련해 트레이닝할 수 있게 당 차원에서 노력 많이 했다. 이번 만큼은 자신 있다. 상대 후보들의 모습을 봤을 때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상대가 바닥을 보일 것이다.

-여전히 안 후보는 정치 신인 이미지다.


▷그래도 정치를 10년 했는데 이제는 베테랑으로서 어필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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