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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에 동물단체들 집중포화…"관계자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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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다리 묶고 뛰게 한 뒤 넘어뜨려 죽음 이르러

뉴스1

KBS 1TV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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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을 둘러싼 동물학대 논란과 관련해 동물단체들이 KBS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단체들은 단 1초 장면을 위해 생명을 이용했다며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의 '낙마' 동물학대 살상 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단체는 지난해 11월 '태종 이방원' 7화에서 방송된 이성계의 낙마 사고 장면을 문제 삼았다. 촬영장에서는 말의 두 앞발에 미리 와이어를 묶어 두고 말이 달리면 여러 명의 사람들이 뒤에서 와이어를 당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달리던 말은 수직으로 땅바닥에 고꾸라지고 이 과정에서 목이 꺾였다. 해당 말이 일주일 뒤 죽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와 관련해 단체는 "와이어를 사용해 말을 고꾸라뜨리는 촬영 기법은 미국에서는 1939년 이후로 금기화됐다"며 "이런 기법이 2022년에 우리나라 공영 방송의 드라마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CG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며 "전세계 최고급 영상 콘텐츠를 내놓는 한국에서 동물보호 인식이 할리우드보다 80년 가까이 뒤떨어지는 건 상식상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도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면서 "KBS는 해당 드라마를 책임지고 폐지하며 정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영등포경찰서로 이동해 KBS를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치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전날 동물권행동 카라도 마포경찰서에 해당 촬영자 책임자를 동물학대로 고발 접수했다.

카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물 학대 정황을 확인했다"며 "KBS와 제작사에 공문 및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라는 "이번 사고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지각력 있는 존재다. 생명은 촬영장에서 쓰이는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도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 금지 처벌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 게시하는 것도 동물학대로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KBS에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동물학대 논란이 이어지자 KBS는 입장문을 통해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BS는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며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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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1-10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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