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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中 잡아야 애플 이긴다"…'반전' 꾀하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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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혁신팀' 신설로 재도약 박차…노태문 "중국 어려운 시장, 조금씩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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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째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재도전에 나선다. 사진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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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한예주 기자] 중국에서 수년째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의 중국 점유율이 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13'을 중심으로 파이를 넓히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사업혁신팀'을 중심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주요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해 2020년 4분기(23%) 이후 다시 1위에 올랐다.

애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은 작년 4분기 출시한 '아이폰13'의 중국 판매 호조가 절대적이었단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47주차(11월 15~20일)부터 52주차(12월 20~25일)까지 6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이례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출시 가격을 낮춘 전략이 주효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중국에서 '아이폰13'의 출고 가격이 전작 대비 인하됐고, 고가 시장 경쟁사인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 제재로 부진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결국 제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까지 낮춘 아이폰이 중국인들의 프리미엄폰 수요를 자연스레 흡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아이폰13' 시리즈는 중국 전자상거래플랫폼 징둥닷컴 기준 선주문 물량이 전작보다 30% 높아진 200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0%대 점유율에 그친 삼성전자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0%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위를 기록하다 1년 만에 2위로 밀렸다. 다만 2020년 4분기(17%)와 비교해서는 점유율이 상승했다.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25%,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현재 화웨이 빈자리를 화웨이에서 분리 독립한 아너, 오포·비보·샤오미 같은 다른 현지 업체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외산 업체 중에서는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웃돌았지만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져 0%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 2종으로 중국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점유율 상승은 역부족이었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 제품을 경쟁적으로 베끼면서 중국 내에서 실제 판매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차별화 무기인 '폴더블폰'에 대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며 "벌써 5개의 중국 제조사가 자체 폴더블폰을 공개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폼팩터 외 더 많은 영역에서 '초격차'를 만들어야 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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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해 중국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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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조직 개편 때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는 등 중국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사업혁신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된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삼성전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도 신 조직 신설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중국사업혁신팀 산하의 전사 파트에서 집중적으로 중국내 공급망을 관리하는 한편 판매 관리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부문장)은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라며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보다 잘 준비해서 조금씩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분석과 고민을 기반으로 휴대폰 비즈니스도 방향성을 잡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아직은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지만, 브랜드 지표 등의 지수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약진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 제고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의 제품 수급이 제한적인 점과 타 중국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오랜 기간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중국 재진출을 노리는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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