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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네이버 '크림' 인기 못 당하네...기업가치 4조 '스탁엑스'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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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아 기자]

테크M

한정판 스니커 거래플랫폼 크림 / 사진 = 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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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인기를 바탕으로 연일 덩치를 불리고 있는 네이버 '크림'이 경쟁 업체와 격차를 확고히 벌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상륙한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도 크림의 아성을 위협하기에는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간한 'MZ세대의 명품신발에 대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리셀 플랫폼은 크림으로 조사됐다. 이용 경험이 있는 리셀 플랫폼을 묻는 질문에 크림을 택한 응답자는 64.2%에 달했다. 무신사의 '솔드아웃'(40.3%), KT알파의 '리플'(32.8%)이 뒤를 이었다. 스탁엑스는 23.9%의 응답자가 선택하며 다른 업체들과 큰 격차가 났다.

앱(애플리케이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측면에서도 크림이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모바일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크림의 MAU(iOS+안드로이드)는 6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림은 매월 MAU를 갱신하며 순항하고 있었다. 같은 기간 솔드아웃은 21만명, 리플은 4만7000명으로 확인됐다. 스탁엑스는 2만명에 그쳤다.

스탁엑스는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201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설립된 온라인 플랫폼으로, 2020년 거래액만 18억달러(2조 1483억원)에 달한다. 스니커즈, 콜렉터블, 전자기기, 스트리트웨어와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12만개가 넘는 제품이 거래되고 있다. 세계 200여 개국에서 스탁엑스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약 4조원으로 평가 받는다.

스탁엑스는 지난해 9월 한국에 공식 론칭했다. 아시아 진출은 호주와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다. 스탁엑스는 현재 한국어 서비스와 원화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세계 11번째로 국내 검수 센터도 오픈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는 스탁엑스 검수 센터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모든 거래를 인증해 리셀 중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차단한다.

스탁엑스는 국내 리셀 시장 판도를 흔든 '메기'로 점쳐졌지만, 이미 국내 시장에서 지배적 우위로 자리한 네이버 크림의 아성까지는 위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크림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2020년 3월 출시했다. 같은 해 11월 분사를 결정해 지난해 1월 독립법인이 됐다. 출시 이후 매월 전월 대비 평균 121%의 높은 거래성장률을 기록하며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점유율 1위 리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월 거래액은 작년 동기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스니커즈를 넘어 스트릿웨어와 명품 등 신규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 크림도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스페인 1위 리셀 사업자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5월엔 태국 리셀 사업자 'Sasom Company Limited', 7월엔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소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내 경쟁 리셀 플랫폼 '모노카부'도 인수했다.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크림은 향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탁엑스와 다시 맞붙게 될 크림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도 속속 마련해가고 있다. 지난해 초 벤처캐피털(VC)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200여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나날이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몇 개월 후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받았다. 현재 크림의 기업가치는 4000~50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해외 시장과의 연계 작업 또한 속도가 붙고 있어 크림이 이른 시일 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크림 투자사가 리셀 시장의 팽창 가능성을 보고 크림의 사업확장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이르면 2~3년내에 크림이 새로운 유니콘으로 거듭나 라인을 잇는 네이버의 또다른 글로벌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셀시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연일 규모를 키우고 있어 성장 잠재성은 더욱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인 스레드업에 따르면 전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0억 달러(약 33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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