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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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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e知톡] 시장 예측과 격의 없는 소통 능력 기대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주요 경영진들이 거액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가 '남궁훈 단독 대표 체제'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3월 출범 예정이던 여민수·류영준 대표체제에서 물의를 일으킨 류 대표 내정자를 제외했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질 않자 아예 새 대표를 전면에 세운 것입니다.

남궁훈 대표 내정자(이하 대표)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김범수 의장과 삼성SDS, 한게임(NHN) 시절부터 함께 일한 최측근 중 한 명입니다. 오랜 시간 김범수 의장과 합을 맞췄고, 수년 간 카카오의 게임 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카카오의 속사정과 나아갈 방향성 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카카오는 주주와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소통'에 강하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잘 내다볼 줄 아는 인물인 남궁 대표를 내세워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대표만 교체한다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냐”는 지적과 불만이 여전히 적지 않지만, 한편으로 기대감을 표하는 여론도 엿보입니다. 남궁훈 대표가 내수 중심인 카카오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으켜 세우고, 성과 보상 등 불만에 찬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일 적임자일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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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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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과정에서 만나고 접한 그에 대한 옛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봤습니다. 김범수 의장과 회사의 바람대로 남궁 대표가 정말 구원투수로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가능할지 개인적으로 가늠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된다" 입니다.

스마트폰 게임 시대 일찍 내다본 남궁훈 대표

기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남궁훈 대표를 가까이서 만나 얘기를 들었던 건 지난 2009년 말 또는 2010년 초 CJ인터넷(현 넷마블) 취임 초기,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였습니다. 남궁훈 대표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던 기자는 그가 NHN USA 재직 시설 경험한 일화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아이폰이 막 정식 출시된 시기였습니다. 피처폰 시절에도 사람들은 모바일 게임을 즐겼지만, 간단한 보드 게임류나 특별히 어려운 조작이 필요하지 않은 야구와 같은 게임이 주를 이뤘습니다. 게임에 통신 기능이 거의 활용되지도 않았습니다.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로 즐기는 콘솔 게임이나, '서든어택', '리니지', '피파온라인' 같은 PC 온라인 게임이 양 축을 이루던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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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윈드러너'



그 때 남궁훈 대표는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운전을 하다가도 신호 대기 때, 밥을 먹거나 이동할 때에도 틈틈이 모바일 게임을 즐기더라"라며 게임 이용 환경이 모바일로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얘기 같지만 당시만 해도 "조그만 화면에서 조작도 어려운데 모바일 게임이 기존 게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 하던 때였죠.

남궁 대표가 CJ인터넷에 짧게 머문 탓에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하거나 성공시킨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1등 회사로 발돋움 하는 씨앗은 이 때 뿌려졌다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습니다.

2012년 위메이드로 자리를 옮긴 남궁훈 대표는 당시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을 통해 ‘캔디팡’(1천만 다운로드 이상), '윈드러너'(5천만 다운로드 이상) 등 모바일 게임을 잇달아 성공시켰습니다. 그가 예견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가 적중했고, 미리 준비한 위메이드는 당시 모바일 게임 강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 사업가에서 자선가로, 다시 사업가로...하고 싶은 일 하는 도전가 남궁훈

그러던 그는 돌연 위메이드 대표직을 내려놓고 게임 인재들을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창대한 계획으로 게임인재단을 세웠습니다. 위메이드에서 약 21억원의 기금을 출연했고, 남궁 대표 개인 자금도 약간 투입됐습니다. 당시 남궁 대표는 '게임인들이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사는 세상'을 꿈꾸며 게임이 문화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에 어려운 중소 게임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정책들을 추진했습니다. 나아가 게임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 설립까지 계획했습니다. 기업 CEO에서 돌연 자선사업가(?)로 자리를 바꾼 남궁 대표의 결단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 하면서도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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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을 만든 남궁훈 대표 내정자



이 때 또 남궁 대표가 미래를 내다 본 기술과 서비스가 바로 3D 프린팅입니다. 내가 디자인하고 원하는 사물을 프린터로 찍어내고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주목했습니다. 이에 게임인재단 수익 사업으로 3D프린팅 교육업을 기획했고, 실제로 판교에 사무공간을 차려 3D 프린터와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남궁 대표는 3D프린팅을 통해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고 더 효과적인 게임 홍보와 게임 캐릭터 상품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보다 한발 앞서 미래 사업을 선점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 뒤 남궁훈 대표는 게임 퍼블리싱 플랫폼 회사인 ‘엔진' 대표를 맡으며 현업으로 돌아왔습니다. 기존 게임 유통사와의 차별점은 중소 개발사들과 수익을 보다 공정하게 나누고, 이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점이었습니다. 그 뒤 엔진은 다음게임과 합병하고, 지금 카카오의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카카오게임즈가 됐습니다. 남궁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카카오의 게임 사업을 보다 안정적인 구조로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습니다.

■ 꽃길·흙길 다 걸어본 남궁훈..."이제는 메타버스다"

남궁훈 대표가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닙니다. CJ인터넷 대표 재직 시절 넥슨과 1인칭 슈팅 게임 ‘서든어택’ 퍼블리싱 재계약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결과적으로 당시 PC방 1위 게임인 서든어택을 뺏겼습니다. 당시 회사 매출의 20%에 달했던 게임을 경쟁사에 내준 그는 약 1년 반 만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위메이드 수장을 맡은 뒤 여러 모바일 게임을 성공시키며 한게임 창업 멤버로서 저력을 보여줬지만, 돌연 대표를 사임해 의문과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언뜻 지구력이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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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신임 단독 대표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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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그의 발걸음을 하나씩 되짚어 종합해 보면 남궁훈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주목 받은 새로운 기술과 시장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갖춘 인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를 사업적으로 구현하고 상용화된 서비스로 내놓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과 결단력도 엿보입니다. 나아가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앞장서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욕과 소통 능력도 갖춘 경영진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런 그가 카카오의 새로운 엔진으로 지목한 것은 혁신적인 기술이 아닌 ‘메타버스’ 서비스입니다. 이미 카카오는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할 기술과 콘텐츠, 그리고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뛰놀 준비가 된 수많은 젊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한 데 묶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구현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남궁 대표의 청사진입니다.

■ 김범수 의장의 새 리더십 카드에 이목 집중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일부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은 경영진 교체 카드가 아닌 자사주 소각 등 보다 실질적인 대책들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자회사들의 잇따른 상장보다는 카카오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바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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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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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는 남궁훈 대표를 필두로 한 카카오의 미래지향적인 혁신이 현실화 돼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주주의 이익으로 환원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지금의 논란과 비판을 확실한 성과와 보다 투명한 경영과 소통, 그리고 실질적인 사회적 기여로 뚫겠다는 계획입니다. 여러 번의 실책으로 떨어진 시장의 신뢰를 새로운 리더십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시장의 불안한 시각과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한게임과 카카오톡을 각각 ‘국민 게임 포털’, ‘국민 메신저’로 성공시켰듯 김범수 의장의 이번 한수가 더 큰 전진으로 이어질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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