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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르포]패이고 꺼지고 쩍쩍 갈라진 벽 금방 무너질듯…붕괴 현장 '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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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아파트 상층부 기자단에 공개…"전쟁터 방불"

곳곳 잔해물 발 디딜 틈 없고, 추가 붕괴·추락 위험 상존

뉴스1

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 내부에 '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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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김동수 기자 = '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

22일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공사 붕괴 사고 아파트 20층 계단에 첫발을 내딛자 가장 먼저 마주한 글귀였다.

A4용지에 한 글자씩 쓰인 해당 글귀는 절박한 실종자 가족과 애타는 구조당국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이날 붕괴 사고 건물 22층에서 39층까지 둘러본 기자들(기자단 구성)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폭탄을 맞은 듯 참혹하고 처참했다는 설명이다.

콘크리트와 철근, 전선, 배관 등이 뒤엉켜있고 벽면은 쩍쩍 갈라져 조그마한 충격에도 쏟아져 내릴 듯 불안했다.

붕괴 충격으로 내려앉은 사고 지점 주변 낭떠러지는 가까이 다가서지조차 못했다.

지상 바닥 면이 보이질 않아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추락할 수 있다는 아찔한 공포감이 엄습했다.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콘크리트 잔재와 나무토막 등이 수차례 건물 바닥으로 추락해 사이렌과 경보음이 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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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 내부가 잔해로 뒤덮여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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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옥상까지 한 층씩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잔뜩 쌓여있는 콘크리트 분진으로 숨을 쉬기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코와 입으로 먼지가 스며들었고, 옷과 신발 등 온몸 구석구석 먼지가 묻었다.

일부 층은 벽면이 무너져 내려 통행은커녕 내부가 콘크리트 잔해물로 뒤덮여 있어 미세한 바람조차 느낄 수 없었다. 곳곳 뚫린 벽면에서 일부 자연광만 내비칠 뿐 대부분은 암흑 그 자체였다.

절벽 주변으로는 머리카락 가닥이 엉켜있는 듯 줄줄이 늘어진 철근들이 눈에 띄었다. 해당 철근에는 사람 몸통만 한 크기의 돌덩이가 다닥다닥 매달려 있어 더욱 위협적이었다.

콘크리트 분진으로 인해 현장은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목은 칼칼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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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준 서구긴급구조통제단장이 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내부에 마련된 대원 쉼터를 설명하고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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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건물 곳곳에는 벽돌 등 잔해물들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있었고, 유리창은 사고 충격으로 곳곳 깨져 널브러져 있다.

자칫 넘어지기라고 한다면 큰 부상의 위험도 커보였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발생 이후 잔재물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 작업에는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이번 붕괴사고는 팬케이크 구조로 표현된다. 상층부 천장이 쏟아져서 차곡차곡 쟁여져 버린 형태를 뜻한다.

그 때문에 하중이 누적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소방 측 설명이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그나마 잔해물이 많이 치워져서 이 정도지, 처음에는 더 많이 차 있었다"면서 "구조기술사 의견에 따라 최대한 바깥쪽으로 접근해서 현재 잔해물을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이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최첨단 장비인 내시경 카메라 등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구조대원들이 직접 3m 특수 쇠갈퀴를 이용해 잔해물을 제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광주 서부소방서 행정팀장은 "대원들이 39층에서 장비를 짊어지고 1층까지 내려가면 12분 정도 소요된다"며 "위급상황이 발생해도 절대 뛰어다니지는 않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조대원들은 안전을 위한 체력 안배 차원에서 30분 동안 구조작업을 벌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2차 붕괴와 낙하물 추락 우려가 있을 시 임시 대피소에 몸을 피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일부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은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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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 내부가 잔해로 뒤덮여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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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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