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세계적 불교 지도자·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 열반…향년 95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습니다.

22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별세했습니다.

그가 프랑스에 세운 불교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 사원은 틱낫한 스님이 이날 자정에 입적했다고 고인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시인이자 교사, 평화 운동가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꼽혔습니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사후에 시신을 화장해서 전세계에 있는 플럼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고인의 장례는 뚜 히에우 사원에서 일주일간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측근들은 전했습니다.

베트남전 반대하다가 추방…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고국서 여생 보내 고인은 1926년에 태어나 23세의 나이에 승려가 됐습니다.

영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했던 그는 1960년대 초반 미국 프린스턴대와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불교와 관련된 강의를 했습니다.

지난 1963년 고국에 돌아온 뒤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습니다.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전세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고인은 생전에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만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평화와 비폭력을 지향하는 틱낫한 스님에 감명한 킹 목사가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고통을 이용해 행복 느낄 수 있어" 명상 수련 강조 그는 서방 세계에 불교를 널리 알린 인물입니다.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줄곧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늘상 "고통을 받는 법을 알게 되면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고통을 이용해 행복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설파해왔습니다.

생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틱낫한 스님은 국내에도 '화', '틱낫한 명상',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 다수의 책이 소개됐습니다.

애도 메시지 잇따라…달라이 라마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 틱낫한 스님의 열반 소식이 전해지자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트위터에 공유된 메시지를 통해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 자비로움이 내면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추구함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진실로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틱낫한 스님이 생전에 베트남전을 반대했고 킹 목사의 인권 운동을 지지한 점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어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최선의 방법은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그의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전했습니다.

전세계 유수의 언론사들도 틱낫한 스님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AFP통신은 고인을 "서구에 마음챙김을 소개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승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CNN은 "평화 운동가로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동훈 기자(jdh@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