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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서울 새 아파트 소유주 분석해보니… “주류는 4050, 평균 대출은 3억~4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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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이 이렇게 많은데 내 집은 왜 없을까. 저 집은 어떤 사람들이 갖고 있을까.”

최근 5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서울 신축 아파트 소유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영끌족’이라고 예상하면서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우후죽순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 규제가 작동한 지 상당 기간이 지나 대부분 상환 능력을 갖춘 실수요자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는 어떨까. 지난 2020년 입주한 단지 중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한 곳씩 골라 소유주 정보를 분석해 보니 집주인은 40대와 5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평균 대출은 3억~4억원쯤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6일 서울의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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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조선비즈가 토지·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밸류맵에 의뢰해 2017년 9월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센트럴자이(757가구)와 2018년 3월에 서울 당산동에서 분양한 당산센트럴아이파크(802가구)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일반분양 가구 소유주 정보를 분석했다. 두 아파트는 규모와 입주 시기가 비슷하다. 2020년 4~5월에 준공해 입주를 시작했다.

조합원 분양이 아닌 일반분양 가구를 살펴보면 두 아파트 모두 40~50대 소유 비율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센트럴자이의 일반분양 가구 수는 142가구인데 이 중 87가구가 40~50대 소유였다. 61%에 해당하는 수치다. 40대는 42가구, 50대는 45가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일반분양 물량 154가구 중 124가구를 40~50대가 소유하고 있었다. 전체의 81%로 40대가 76가구, 50대가 48가구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청약 가점이 높은 순으로 일반분양이 이뤄진 데 따른 결과다. 30대 소유주도 일부 있었다. 반포센트럴자이의 30대 소유주는 17가구,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30대 소유주는 12가구였다. 두 단지에서 일반 분양 물량을 소유한 20대는 없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2017~2018년 즈음에도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분양을 받으려면 청약가점이 60점대 중·후반, 서울 변두리도 50점대 중·후반은 나왔어야 했다”면서 “2030세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점수이다 보니 청약시장에서 밀린 이들이 지난 3~4년간 패닉바잉(panic buying)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지 전체에 20대 소유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물량을 사고판 사람 중에는 20대가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금융권 부채 수준을 따져보면 반포센트럴자이 일반 분양자의 평균 부채는 3억9300만원,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평균 부채는 2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채가 낮은 수준으로 집계된 것은 금융권 부채가 전혀 없는 가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포센트럴자이에서 금융권 부채가 없는 경우는 68가구였다. 전체 일반분양 가구(142가구)의 47% 수준이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 중 금융권 부채가 없는 곳은 54가구로 전체 일반 분양 가구(154가구)의 35%였다. 물론 이들 중 일부는 전세나 반전세 계약을 통해 금융권 부채 없이 자금을 충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부채가 0원인 가구를 제외하고 평균 부채액을 계산해 보면 반포센트럴자이 평균 부채는 7억8600만원,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5억2400만원 수준이었다.

반포센트럴자이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집은 약 28억원의 금융권 부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잔금을 치르면서 약 11억5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소유주가 보유한 법인 담보대출 물건으로 제공되면서 17억원 가량을 더 대출받았다. 이 집의 전용면적은 98제곱미터(40평형)로 최근 실거래가(2021년 10월)는 45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집값 대비 부채 수준은 62% 정도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집은 9억2400만원이었다. 이 집의 전용면적은 71.98㎡로 최근 실거래가(2021년 6월)는 15억8000만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58% 수준이다.

박합수 교수는 “2017~2018년 당시 분양가가 10억원이었다면 대출이 4억~5억원까지 가능했는데, 이제는 그 집값이 20억원 넘게 뛴 상황”이라며 “당시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이었어도 지금은 집값 대비 대출의 비율이 크게 낮아져 상환 부담에 쫓길만큼 심리적으로 쪼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역시 주택 매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하우스푸어’ 현상이 나오려면 5~6%까지 올라야 하는데, 현재 은행권의 4% 안팎 수준 금리는 부담이 다소 늘었어도 소비를 줄여 대응하거나 인내할 수 있는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지연 기자(actress@chosunbiz.com);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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