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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MS·페북·애플도 뛰어들었다… 빅테크 격전지 된 1800조 시장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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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8년 11월 방한해 한 콘퍼런스 키노트에 올랐던 사티아 나델라 MS CEO.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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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82조원(687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MS가 진행한 역대 딜(거래)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콘텐츠와 커머스 사이의 벽을 허물어 모든 산업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는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번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그룹 페이스북이 창립 17년 만에 사명을 아예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는 인터넷 다음 단계다”라며 ‘메타버스 회사’로 대변신을 선언한 데 이어 MS가 역대급 빅딜을 발표하는 등 이른바 메타버스 플랫폼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되는 가상 세계를 말한다. 이곳에서 업무도, 쇼핑도, 게임(엔터테인먼트)도 할 수 있다. 최근 초고속 네트워크 발달,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처럼 메타버스를 구현할 기술이 성숙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초기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은 2030년 1조5000억달러, 우리 돈 1800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 빅테크 갑자기 왜 ‘메타버스’에 꽂혔나

메타버스는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고, 2000년대 초반 구글의 3차원(3D)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 3D 가상세계인 ‘세컨드 라이프’ 등이 나오면서 이미 언급된 바 있는 키워드다. 하지만 이를 구현할 기술이 덜 성숙해 대중이나 기업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국내·외 주요 빅테크 등이 일제히 ‘메타버스 기업’을 선언하기 시작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메타버스 토론회에서 “과거에는 부족했던 메타버스 산업 구현을 위한 기술들이 성숙되고, 모바일 확장성이 늘어나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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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그리고 있는 VR 기기를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



미래학자인 로저 제임스 해밀턴은 “2024년 우리는 현재의 2차원(2D) 인터넷 세계보다 3D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최근 미국 10대의 하루 평균 로블록스(메타버스 게임) 사용 시간이 156분으로 틱톡(58분)이나 유튜브(35분)을 이미 앞지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빅테크는 메타버스 시대 확실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빈 퍼즐을 메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화상 커뮤니케이션 툴(도구)인 ‘팀즈’,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 기술을 이미 보유한 MS는 메타버스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빅딜을 성사시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김수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게임 콘텐츠는 유저를 유인하는 최적의 방안인 만큼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메타버스를 위한 발판이다”라고 했다.

메타는 VR 기기 ‘오큘러스’ 주도권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계 속 거대한 소통·연결의 판을 짜기 위해 잰걸음하고 있다. 애플 역시 VR·AR를 융합한 M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한 빅테크 간 인재 영입 쟁탈전도 치열한 양상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 네이버·카카오도 “미래는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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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에 구현된 구찌 빌라. /제페토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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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누적 이용자 수 2억5000만명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패션, 방송, 유통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 중인 소비자용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내놓고 있는 네이버가 선두에 있다. 구찌, 디올, 나이키 같은 기업과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이끌어내며 게임 중심의 로블록스와는 독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네이버랩스를 통해 현실과 쌍둥이 같은 모습의 가상세계를 만들어내는 기술 등을 투입, 기업용으로 활용할 거울세계 ‘아크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카카오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된 남궁훈 대표 내정자도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 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게임 창립 멤버로 CJ인터넷,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등의 대표를 거친데다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업계 기대감도 크다.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실의 더 많은 경제, 사회적 활동이 가상과 연결되거나 융합하는 메타버스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기업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통해 신규 고객, 매출 확대의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개인 역시 유튜버·인플루언서처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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