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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국보' 경매…시민, NFT로 100억 모아 입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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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임유경 기자)사상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경매에 나온다. 간송미술재단 소장품인 불교 유물 2점이다. 국보가 누구의 품에 안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경매에 오른 비운의 국보를 시민들이 지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관심 커뮤니티에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이 입찰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대체불가토큰(NFT)으로 100억원을 모아 국보 2점을 모두 낙찰 받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이런 대형 경매에 DAO가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케이옥션을 통해 진행되는 금동삼존불감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경매에 참여하기 위한 '국보DAO'가 결성됐다.

DAO는 중앙화된 주체의 관리나 감독 없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집해 암호화폐로 자본을 모으고 조직을 운영해나가는 온라인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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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사진=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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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DAO가 낙찰 받으려는 금동삼존불감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간송재단이 소유한 불교 문화재로 각각 국보 제73호, 제72호로 지정돼 있다.

간송재단은 재정난을 이유로 국보를 경매에 붙였다. 간송재단 측은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을 위한 소장품의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어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국보DAO는 시민이 주체가 돼 문화유산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국보 DAO 측은 "우리나라 많은 문화유산이 잦은 외세 침략과 약탈에 의해 이름만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고, 그나마 남은 문화재마저 대중으로부터의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해 그 역사적 의미가 두루 공유·전파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국보DAO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주체가 돼 보호하고, 그 의미를 대중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정우현 아톰릭스랩대표와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 메타콩즈, 리도 프로젝트, 법무법인 이제 등 취지에 공감한 개인과 조직이 국보DAO에 참여해 입찰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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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삼존불감(사진=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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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발행비로 100억원 모금...낙찰 시 DAO 참여자가 공동소유

국보DAO는 국보 2점을 모두 낙찰 받기 위해 100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금동삼존불감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추정가가 각각 28~40억원, 32억~45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한 목표액이다.

모금은 NFT로 이뤄진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에서 '국보NFT'를 발행하고, 발행비(민팅비)를 클레이 코인으로 전송 받을 계획이다. NFT가 DAO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서이자 기금 전송을 입증하는 영수증이 되는 셈이다.

국보DAO가 낙찰에 실패할 경우 모인 자금은 모두 참여자에게 반환된다. 참여자들은 원금을 돌려 받더라도, 국보 NFT를 기념품으로 영구히 보유할 수 있다.

자금 모금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스마트컨트랙트에 의해 실행된다. 스마트컨트랙트는 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 내용이 실행되도록 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다. 국보DAO 스마트컨트랙트는 소스코드 저장소 깃허브(☞링크)에 공개돼 있다.

국보DAO는 자체 홈페이지(☞링크)를 열고 참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홈페이지 내 참여 신청하기 기능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경매일이 닷새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금명간 참여신청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국보DAO 측에 따르면 낙찰에 성공할 경우 국보 2점은 DAO가 소유하고, 집행 대리인으로 법무법인을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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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DA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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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의 문화재 경매 참여,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양한 쟁점 화두로 떠오를 전망

국보DAO가 실제 100억원을 모금해 입찰하게 되면, 세계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방식의 시민 조직인 DAO가 역사적 의미가 큰 문화재 경매에 참여한 사례가 아직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미국 헌법 초판 사본 경매에 '컨스티튜선DAO'가 뛰어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컨스티튜션DAO는 불과 72시간 만에 4천만 달러를 모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낙찰에는 실패했다.

또, DAO의 법적지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 문화재를 NFT로 발행해 공동소유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 새로운 쟁점들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보DAO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국보DAO를 통해 탈중앙화된 커뮤니티가 이렇게 큰 규모로도 조직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사례로 DAO의 법적지위 같은 핵심적인 화두가 던져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의 문화재 보호 운동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경 기자(ly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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