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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우디, 예멘 교도소 공습…적어도 8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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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예멘 주민들이 22일 무너진 교도소 건물 더미에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사다/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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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이 예멘의 교도소를 공습해 적어도 82명이 숨졌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보복을 다짐하는 등 양쪽의 무력충돌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 공군이 21일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사다 지역의 교도소를 공중 폭격해 82명이 숨졌고 265명 이상이 다쳤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구조대원과 주민이 공습으로 무너진 교도소 건물 더미에서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최근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후티 반군의 무력충돌에서 가장 큰 것이다.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은 지난주 후티 반군이 아랍에미리트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수도 사나, 북부의 사다 지역, 홍해 항구도시 호데이다 등을 잇따라 공습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아흐야 사레아 반군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예멘인에 대한 범죄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통치자들이 예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한 아랍에미리트는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면서 “안전하지 않은 나라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철수하는 게 좋다”고도 위협했다.

사우디 연합군의 대변인 투르키 알 말키 준장은 이번 공습으로 발생한 인명피해에 대해 “후티 반군이 그 지역을 공습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유엔이나 국제적십자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후티 반군에 돌렸다. 그는 또 “연합군이 교도소를 타깃으로 공습했다는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며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에 “사실과 상세한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연합군의 교도소 공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9월에도 다마르 지역의 교도소를 공습해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적이 있다. 당시 인권단체는 후티 반군이 민간 교도소를 군 시설 근처에 지어 상시적인 공습의 위협에 노출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민간인,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 인도주의 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모든 당사자가 갈등을 끝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법 모색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후티 반군이 정부군에 대항하며 발생했으나, 몇 달 뒤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개입하면서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전쟁 양상도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 사이의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예멘 공습은 얼마 전 후티 반군이 샤브와 지역에서 패전한 뒤 그 보복으로 아랍에미리트를 드론으로 공격하자, 다시 본격화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천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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