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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새판 짜는 항공업계…‘대한항공+아시아나’ 메가캐리어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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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을 둘러싸고 항공업계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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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가 새판 짜기에 나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시작으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저비용 항공사) 구조 개편도 이어질 전망이다.

항공 산업 재편의 트리거는 메가캐리어의 탄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일부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등을 제시했다. 시장점유율 1, 2위인 두 항공사 결합으로 인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공정위는 슬롯 반납이나 운수권 재배분 수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경쟁 제한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거나 점유율이 높아지는 부분을 해소하는 수준’으로 결정했다. 장거리의 경우 양 사 결합 시 점유율 100%인 노선이 적잖아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CC들은 재배분되는 장거리 노선을 확보해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며 채비에 들어갔다. 가장 적극적인 것은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월 A330-300기종 1호기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순차적으로 총 3대를 도입하고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항공기 도입 결정에서 인수까지 빠르면 1년 이내에 가능하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장거리 노선 운항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던 제주항공도 장거리 노선 운항을 고려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제주항공 측은 “대형 항공사 통합에 따른 운수권 배분 등의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면 장거리 노선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최근 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통합 항공사 운수권, 슬롯 재분배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EU는 캐나다 항공사 1위 에어캐나다와 3위 에어트랜샛의 합병, 스페인 1위 항공사 IAG와 3위 에어유로파의 합병과 관련해 모두 거절 의견을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이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결합 과정이 다시 한 번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적잖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합병으로 기존 슬롯과 운수권을 보장받지 못하면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부분의 운수권을 나눠 갖고 있는 상황인데, 공정위 조건을 그대로 따른다면 두 항공사가 중복 운항하던 ‘알짜 노선’ 등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이 경우 대한항공이 인수를 통해 얻는 이득이 크지 않아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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