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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림픽 홍보 나선 中… “인권 문제 거론 선수 처벌”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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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홍보업체와 서양인 대상 소셜미디어에 홍보 계약

중국의 역사, 문화, 미중 관계 긍정적인 면 알리기 나서

“올림픽 참가 선수, 인권 거론 시 처벌”…본국 즉각 복귀

세계일보

지난 19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2022 동계올림픽 메인 미디어센터 안에서 한 관계자가 얼굴 가리개를 쓴 채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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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맞아 서방의 유명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소셜미디어에서 적극적인 자국 홍보에 나섰다. 반면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중국 인권 문제 거론시 처벌을 경고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재 중국영사관은 대인관계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는 홍보전문가 빕 자스왈과 지난해 11월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 계약을 맺고 오는 3월까지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캠페인을 진행키로 했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서양인들이 직접 중국을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홍보 전략을 세운 것이다.

미국 법무부 등에 등록된 계약서를 보면 3월 중순까지 각 인플루언서는 목표 시청자를 대상으로 3∼5개의 중국 관련 컨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또 컨텐츠의 70%는 중국의 역사, 문화 유물, 현대인의 생활, 새로운 트렌드 등 문화 관련 내용, 나머지는 미국과 중국간 관계 변화 및 긍정적인 결과 등 ‘중·미 관계의 협력 및 좋은 점 강조’ 등으로 구성돼있다.

자스왈은 “젊은 미국인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자주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올린 영상을 300만회 이상 보게 될 것”이라며 “전 올림픽 선수부터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플루언서로부터 최대 50개의 관련 영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지난 10일 대만 타이베이의 중국은행 지점 앞에서 인권운동가들이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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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중국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처벌을 예고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관계부의 양쉬 부국장은 최근 영국 BBC방송에 “올림픽 정신과 맞닿은 모든 표현은 보호받을 것”이라면서도 “올림픽 정신, 특히 중국법과 법규에 위배되는 어떠한 행동과 발언도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입국비자이자 선수촌과 경기장 출입증으로 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의 신분증인 AD카드를 취소할 수 있다고 처벌 사례를 들었다. 선수들이 AD카드 취소되면 바로 본국으로 복귀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종교·인종적 선전과 선동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 2항을 들어 중국 정부의 방침과 보조를 맞췄다. 다만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기자회견 때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적용을 완화한 바 있지만 베이징에서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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