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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효성 칼럼] 역사의 교훈: 자주국방이라는 절대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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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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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와 성리학을 건국이념으로 하여 문을 중시하고 무를 경시했다. 그 결과 갈수록 국방력이 약해져 왜란과 호란을 각각 두 차례씩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조선의 지배세력은 국방력을 강화하기는커녕 당파싸움으로 에너지를 소모했다. 결국 조선 말기 정권을 완전히 장악한 노론은 사대, 권력 독점, 당파 이익 우선에 빠져 조선의 강토를, 청일전쟁과 노일전쟁에서 보듯,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게 만든 끝에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다. 육이오 때도 한국은 국방력이 약해서 남침을 당하여 한반도는 다시 미국과 중공의 대리전의 전장이 되었다.

이제 이런 비극을 또 허용해서는 안 된다. 다시는 우리 운명이 다른 나라들에 의해서 결정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우리의 운명을 재단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언젠가 닥칠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그리고 어처구니없이 빼앗긴 우리 강토의 회복을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는 그 어떤 강대국도 우리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국방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력, 외교력도 높여야 하지만,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군사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운명을 바꿀 사태가 발생하면 타자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그 운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맥아더 장군은 육이오의 참상을 보고 한국은 미래가 없다며 백 년 후에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전쟁의 폐허 위에서 40여 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하고 60여 년 만에 선진국이 되었다. 이에 더해 우리는 경제력을 발판으로 국방력에서도 세계 6위의 국가가 돼 명실상부한 하드파워의 강국이 되었다. 그런데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과거에는 미국과 우방국에서 무기를 구매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갑질과 횡포가 심하고 또 터무니없는 가격 때문에 최근에는 우리 자신의 국방산업을 키워 우리 자신의 기술과 제조 능력으로 우수한 무기들을 다양하게 생산해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한국은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모터, 엔진, 금형, 통신 등 무기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제조업과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각종의 무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자주포, 전차, 장갑차, 미사일, 잠수함, 훈련기 등의 우수하고 효율적인 무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조만간 4.5세대 전투기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핵무기가 아닌 한 핵잠수함을 포함하여 우리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무기는 되도록 우리 스스로 생산해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자주국방의 길이다.

한국이 제조한 무기의 성능과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근래 한국 무기들의 상당한 해외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자주포와 훈련기 등은 여러 나라에 판매되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하여 1조원어치의 자주포, UAE를 방문하여 4조원어치의 요격 미사일 천궁2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진행 중인 상담 건도 많다. 무기 수출은 우리 방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또 우리의 외교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세계는 한국의 경제 발전과 한류보다 방위산업의 발전에 더 놀라며 한국을 자국의 발전 모델로 삼으려 한다.

한반도는 그 지정학상 외풍이 강한 곳이다. 그러니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면 그 외풍을 견딜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져야 한다. 국력이 크다고 멋대로 경제 보복을 가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불량한 나라들과 이웃하고 있고, 혈맹이라면서 강압적인 데다 자국의 이익에 반하면 언제든 떠나버릴 동맹을 둔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조선 중기 이후로 우리는 그런 힘을 갖지 못해 외침을 당하고 외세에 휘둘리다 결국은 나라까지 빼앗겼다.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외세가 아니라 자력에 의존해야 한다. 이는 역사의 교훈이고 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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