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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태종 이방원' 방영 중지 청원 6만명…정치권·연예계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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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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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지난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드라마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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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진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방영 중지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치권·연예계에서도 방송 촬영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달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24일 오전 8시 기준 6만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을 와이어에 강제로 걸리게 하여 몸체가 90도로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져 땅에 처박힌 말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단 1초 컷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9일 태종 이방원의 말 낙마 장면 촬영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며 동물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영상에는 말의 다리가 와이어에 묶여 있고, 와이어가 당겨지면서 말이 심하게 앞으로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말은 촬영 일주일 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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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동물학대라고 지적된 낙마신./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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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에 대해 정치권·방송계 인사들도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말 다리에 줄을 묶어 강제로 넘어뜨리는 등의 과도한 관행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개선하고 선진화된 촬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과 동물 모두가 안전한 제작 환경을 만드는 것에 공영방송이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에 "말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며"라며 "동물은 소품이 아닌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성악가 조수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동물의 방송 출연 시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져 모든 방송 출연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동물이 착취당하고 죽음에 이르는 일은 법으로도 강력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며 그 사람의 인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라고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다"고 전하면서 "살면서 내가 경험했던 그대로를 반영한 명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배우 유연석도 인스타그램에 "더는 돈과 시간에 쫓겨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촬영 현장은 없어야 한다"며 "액션 배우의 안전 또한 보장돼야 한다"고 적었다.

한편,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KBS는 22·23일 방송 예정이었던 드라마 13·14회를 결방하고, 오는 29·30일 방송도 결방한다고 밝혔다. KBS는 또 문제의 낙마 장면이 담긴 7회의 다시 보기 서비스도 중지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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