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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 재확산, 몸 사리는 후원사…올림픽 코앞 베이징엔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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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세 커지자 인구 200만 구 전수조사

후원사들 ‘인권 논란’ 우려로 홍보활동 소극적


한겨레

24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베이징겨울올림픽 관계자가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보호복을 입은채 근무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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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겨울올림픽 개막(2월4일)을 불과 열흘 남겨둔 중국 수도 베이징이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 막판 대대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려야 할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은 인권 논란을 의식한 듯 몸을 사리고 있다.

2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 중국에선 모두 18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6명이 베이징 펑타이구(4명)와 팡산구·다씽구(각 1명씩)에서 나왔다. 앞서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에서 나온 코로나 19 확진 판정자는 모두 43명”이라며 “이 가운데 6명은 오미크론 변이, 37명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날부터 누적 확진자가 25명을 넘어선 펑타이구 주민 200만명에 대한 전수 검사에 들어갔다. 또 최근 확진자가 나온 하이뎬·차오양·시청·둥청구 등 10개 지역에 방역요원 4600여명을 투입해 거주지별로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감염은 이미 허베이·산둥·산시 등 인근 3개 성으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허베이성에서 보고된 신규 확진자 3명은 모두 베이징 펑타이구에서 온 귀향객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 역시 전날 확인된 신규 확진자 2명과 무증상 감염자 1명 모두 베이징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밝혀졌으며, 산시에서도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귀향한 주민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베이징 이외 지역으로 확산된 사례 대부분이 평타이구 냉동창고 노동자 또는 그 밀접 접촉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확산세가 냉동식품 유통(콜드체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경보> 등은 “베이징시가 기침·발열·인후통 등 증상으로 약을 처방받은 모든 주민에 대해 72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공식 후원자격을 얻는 다국적 기업들이 별다른 홍보활동에 나서지 않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 속에 자칫 ‘인권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치에서 “미국 및 일부 서구 국가와 국제 인권단체 등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 소수인종에 대한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한 탓에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평창 올림픽 때만해도 올림픽 몇개월 전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일부 후원사는 아예 베이징 올림픽 후원사란 점이 알려지는 것조차 원치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평창 올림픽 개막 100일 전부터 공식 트위터에 성화를 띄우고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한편 ‘웨어러블 페이’(착용 가능한 지불수단)를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비자카드는 베이징 올림픽 후원사란 점을 알리는 보도자료조차 내놓지 않았다.

또 카타르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경기장 건설에 동원된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판해온 코카콜라는 올림픽 관련 광고를 중국 내에서만 집행하고 있다. 신문은 “코카콜라 쪽은 올림픽 특별 광고를 중국으로 국한한 이유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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