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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두번 아픔 없다" 대니엘 강, 통쾌한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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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2시즌 LPGA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니엘 강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셀프카메라를 찍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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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최종일 4라운드를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대니엘 강(미국)은 제시카·넬리 코르다 자매(미국)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2대1의 싸움. 대니엘 강은 선전을 펼쳤지만 번갈아가면서 버디를 뽑아내며 맹추격하는 코르다 자매의 기세에 무릎을 꿇었다. 결국 언니인 제시카 코르다와 동률을 이루며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간 대니엘 강은 아쉽게 버디에 실패하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당시 3위는 넬리 코르다였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2022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 대니엘 강은 지난해 역전패의 아픔을 곱씹으며 기어이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이뤄내면서 복수에 성공했다.

지난 2년간 LPGA 투어 챔피언들만 출전했을 뿐 아니라 LPGA 투어 첫 '시즌 총상금 1000억원 시대'를 여는 이번 대회에서 누가 기선 제압을 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시즌 첫 챔피언의 길은 험난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이다. 이날 코스 기온은 최저 3도에서 최고 14도를 기록했다. 앞선 2라운드 때 낮 최고기온 27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3도나 낮았다. 선수들 모두 패딩 점퍼를 입은 채 경기를 했고 제대로 된 스윙도 하기 힘들었다. 정신력이 승부를 갈랐다.

선두 넬리 코르다에게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대니엘 강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특히 전반 9개 홀에서는 단 1타밖에 줄이지 못했지만 후반에는 무려 3타를 줄이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합계 16언더파 272타. 2위로 대회를 마친 브룩 헨더슨(캐나다)에게 3타 앞선 여유 있는 우승이었다. 2020년 8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1년5개월 만에 맛본 우승인 데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6000만원)를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대니엘 강의 맹추격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넬리 코르다는 이날 무려 3타를 잃고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동생과 함께 대니엘 강을 압박하며 연장 접전 끝에 우승까지 거뒀던 제시카 코르다는 단독 7위로 대회를 마쳤다.

통쾌한 역전승. 대니엘 강은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어머니의 격려가 없었다면 나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2013년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아버지가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자 오른손에 한글로 '아빠'라고 새길 정도로 효심이 깊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34·KB금융그룹)는 아쉽게 역전 우승하는 데 실패했다. 최종 성적은 공동 8위. 박인비는 "시즌 첫 경기였는데 전체적으로 경기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고 돌아본 뒤 "다만 마지막 이틀이 너무 추워서 샷감을 잘 느끼지 못할 만큼 어려웠다. 마무리가 아쉽지만 첫 대회에서 톱10으로 마무리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경기치고는 잘한 것 같다. 다음주와 다다음주에는 플로리다에서 경기를 하는데, 몸을 잘 풀었으니 다음주와 다다음주 경기를 기대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경쟁만큼 관심을 끈 관전 포인트가 두 개 있었다. 바로 '엄마 골퍼' 미셸 위 웨스트(미국)와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출산 후 약 7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온 미셸 위는 아쉽게도 3·4라운드에서 단 1개의 버디도 잡지 못한 채 무려 20오버파 308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가 아닌 '유명인'으로 출전한 소렌스탐은 연장전에서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데릭 로(미국)에게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소렌스탐은 지난해 무려 13년 만에 공식대회에 출전해 9위에 오른 바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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