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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광주 붕괴 아파트 협력업체 “현산 지시로 동바리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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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동바리(지지 기둥)’ 제거가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협력업체 진술이 나왔다.

24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협력업체 관계자로부터 “시공사 측 지시로 37~38층 동바리를 제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201동 39층 바닥을 당초 설계와 다른 공법으로 시공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하중을 버티지 못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39층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은 점을 중요한 과실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 39층 바닥은 지지 기둥인 동바리를 설치하는 일반 거푸집 공법을 사용해 25㎝ 두께로 콘크리트가 타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쯤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는 ‘무지보(덱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으로 바뀌었으며 바닥 두께도 당초 25㎝에서 35㎝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 측은 이 같은 변경 사항에 대해 관할 구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지보 공법이 적용되면서 39층 바로 아래층인 PIT(배관 등이 지나가는 층)층에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37~38층의 동바리도 제거된 것이 중요한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그동안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 지원을 위해 미뤄왔던 현대산업개발 관계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번 주 중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사고 발생 14일째인 이날 5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정밀 수색이 시작됐다. 광주시와 소방본부 등이 참여한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주야간 교대로 24시간 수색·구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추가 붕괴 위험이 있었던 타워크레인 상층부 해체 작업을 전날 마무리하면서 24시간 수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광주광역시=김성현·김정엽 기자

[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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