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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부르키나파소 반란군 TV 생방송서 "이제 군정이 국가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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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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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반란을 일으킨 군인들이 하루 만인 24일(현지 시간) 로슈 카보레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반란군은 이날 국영 TV 생방송으로 자신들이 국가 권력을 잡았다며 "이제 부르키나파소는 군사 정부가 통제한다"고 말했습니다.

TV에는 10여 명의 반란군이 대표로 출연했습니다.

군정은 폴-앙리 산다오고 다미바 대령이 서명한 성명에서 부르키나파소가 1년의 과도기간을 거쳐 헌정 질서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와 국회는 해산하고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란군의 TV 생방송 출연에 따른 카보레 대통령 축출 발표로 이날 하루 동안 누가 부르키나파소를 통치하는지에 대한 혼선이 일단락된 셈이 됐습니다.

반란군은 휴일인 전날 수도 와가두구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총격전을 벌인 끝에 이튿날 사실상 쿠데타 성공을 국내외에 알렸습니다.

앞서 이들은 카보레 대통령을 구금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군정 대변인은 카보레 대통령의 정확한 소재를 밝히지 않은 채 "체포된 자들이 안전한 곳에 억류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체포된 이들에 대해선 어떤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로써 부르키나파소는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18개월 새 말리, 기니에 이어 세 번째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국가가 됐습니다.

군정은 이슬람 급진세력의 준동에 따른 치안 악화와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 등을 쿠데타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앞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은 부르키나파소의 '쿠데타 기도'를 규탄하면서 군인들이 본연의 업무인 국방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COWAS는 쿠데타가 일어난 말리와 기니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구금된 카보레 대통령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쿠데타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말했습니다.

여당은 이날 성명에서 반란군이 카보레 대통령과 다른 장관에 대한 암살을 기도했었다면서 와가두구의 대통령궁이 중무장을 한 채 복면을 한 자들에 의해 둘러싸였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밤 와가두구의 대통령 관저 옆에서는 격렬한 총성이 들리고 헬기가 상공을 비행한 바 있습니다.

앞서 와가두구 등에 있는 다수의 군부대에서 전날 오전부터 여러 차례 총성이 울렸습니다.

일부 반란 군인은 와가두구의 상굴레 라미자나 기지를 장악한 후 저항의 표시로 허공에 소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한때 쿠데타설을 부인하면서 일부 군기지가 영향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반란 하루 만에 쿠데타는 기정사실화됐습니다.

당초 반란을 일으킨 군인들은 무능한 군 지휘부 교체와 복무 여건 개선을 원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요구 사항 중에는 무장세력과 싸움을 위한 병력 증원과 물자 보급, 부상병 및 전사자와 가족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습니다.

반란군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23일 여당인 '전진을 위한 국민운동당'(MPP) 당사에 불을 지르고 집기 등을 부수기도 했습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015년부터 IS와 연계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2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경찰관과 민간인이 숨지자 정부의 안보 무능을 탓하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당시 사망한 약 50명의 보안부대는 변변한 식량도 없어 인근 동물들을 잡아 끼니를 때우며 이슬람 급진세력과 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쿠데타 음모를 꾸민 것으로 알려진 10여 명의 군인 등이 체포됐습니다.

또 카보레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지 하루 만에 군사 반란이 벌어졌습니다.

카보레 대통령은 2015년 집권했으며 2020년 11월 재선에 성공했는데,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총리마저 해임하고 군 일부 인사를 교체하며 부패 척결을 약속했으나 결국 군사 반란과 쿠데타를 막지 못했습니다.

(사진=구글 캡처, 연합뉴스)
박원경 기자(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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