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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어린이집 앞 100m 도로, 1년 넘게 공사하는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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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7개월짜리 공사, 보상문제 등에 반년 넘게 지연

주민들 안전 걱정에 분통…"구청은 기다려달란 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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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1동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되는 현장 모습.2022.1.24/© 뉴스1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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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안전 펜스 하나 믿고 뻥 뚫린 공사장 사이로 아이들이 등원하고 있어요."

부산 동구 범일1동에서 104m 도로 구간에 대한 도로확장공사가 1년2개월째 진행되면서 인근에 있는 어린이집 2곳의 원생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24일 오후 4시 찾은 공사현장의 어린이집 정문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땅바닥은 온통 흙투성이었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안전시설도 없었고, 현장을 통제하는 공사 관계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이집 바로 앞에 굴착기가 주차돼 있고 공사에 필요한 건설 자재들은 도로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아이들이 모래 위를 뛰어다니자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붙잡는 데 정신이 없었다.

별도의 인도가 없는 탓에 노인들이 달리는 차량 사이에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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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1동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 차량을 타기 위해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다.2022.1.24/© 뉴스1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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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일1동 도로확장공사는 기존 일방통행로였던 도로 구간을 왕복 2차로와 보행로를 함께 조성해 교통사고 예방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20년 12월 시작됐다.

하지만 당초 지난해 6월 완공 예정이었던 공사 기간이 반년 넘게 지체되면서 '안전'을 위한 공사가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를 발주한 동구는 2월15일까지는 완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공정률이 70~80%인 점을 감안하면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동구 관계자는 "토지 소유주와 보상액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전선 등을 이설하는 데도 문제가 생기다 보니 몇 차례 공사가 중지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인근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40대)는 "공사 차량이 험하게 달리다 보니 아이들이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늘 걱정된다. 먼지도 심하게 날려 아이들의 기관지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전모씨(30대)는 "인도가 따로 없어 자녀가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했다. 도로를 뚫어놓기만 하고 그 자리에 신속히 보수 공사를 안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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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1동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되는 현장 모습.2022.1.24/© 뉴스1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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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공사에 영업 피해를 입고있다는 자영업자들의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자영업자 A씨는 전자민원을 통해 "가게 앞은 굴착기와 중장비차량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며 "골목 입구에는 차량통행이 차단되면서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상황이 안좋아 설 대목만을 기다렸는데, 지연되는 공사에 일손을 놓고 있다"며 "구청에 항의해도 '참고 기다려 달라'는 말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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