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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좁혀지는 장단기 금리차, 경기 불황 시그널 되나요 [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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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 자료=연방준비은행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금융기관인 소시에테 제네랄(SG)은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 장단기 금리차가 새해 들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채권시장(이달 21일 기준)에서 장단기 금리차는 0.74%p로 좁혀졌습니다 현재 10년 물 국채는 1.7%, 2년물 금리는 1.0%로 그 격차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뉴스에서 종종 등장하는 장단기 금리차는 무엇일까요. 장단기 금리차 의미를 알아보기 전에 채권의 뜻이 살펴봐야 합니다. 채권이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은행, 기업 등이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유가증권을 말합니다. 이른 바 10년물, 2년물이라는 것은 그 기간 동안 자금을 빌리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의 금리 격차를 의미합니다.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을 장기채권으로 보고, 미국 국채 2년물을 단기채권으로 규정합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국채 10년물과 같은 장기채권이 이자율이 높습니다, 10년 이후 경제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국채 2년물과 같은 단기채권은 10년물과 비교해 이자율이 낮습니다. 3개월, 1년, 2년 정도의 단기채권은 경제상황에 대응할 리스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질 경우 경제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향후 투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시장이 선반영한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경기침체가 된다는 이론은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200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했던 시기는 2000년 초 IT(정보기술)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습니다. 이후 2019년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되자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수십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양적 긴축도 사실상 예고된 상황입니다. 양적 긴축이란 대차대조표 축소로 연준이 그동안 사들였던 미국 국채, 주택저당증권(MBS)등 금융자산의 만기가 도래한 이후에 재투자하지 않으면서 보유자산 규모를 줄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장에 풀었던 유동성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다면 경기 흐름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약세론자(경기 하락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경제에 낙관적인 신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GMO 공동창업자인 제러미 그랜텀은 최근 ‘거친 소동이 시작되도록 하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이 ‘슈퍼버블’ 한 가운데 있어 지금의 하락세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을 모두 예견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워렌 버핏의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도 “현재 자본시장의 버블이 IT버블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세론 혹은 비관론은 경기 침체 때 늘 있어왔던 내용입니다. 제러미 그랜텀은 지난해부터 지난해 1월과 9월에도 슈퍼버블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비관론자들이 십수년 전부터 부동산 폭락을 얘기해왔고, 최근들어 일부 전문가들도 증시 급락 가능성일 말하곤 합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또한 많은 투자은행 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약세론도 하나의 가설과 이론일 뿐입니다.

현재 우리의 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달 25일(미국 현지시각 기준)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올해 얼마나, 언제부터 금리를 인상할지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연준의 결정에 여러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만약 연준이 기존 보다 강경한 매파론자(긴축 및 조기 금리 인상)로 돌변한다면 시장 상황도 당분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을 비롯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애플 등 빅테크 기업(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의 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약세론(비관론)의 시선도 수그러들게 될 것입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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