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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명, 설 이전 ‘수도권 민심 잡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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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 승부처' 수도권,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등 돌린 중산층 많아 / 이들 마음 달래지 못할 경우 승리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세계일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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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설 이전 수도권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과 개발 공약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상승세를 제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등을 돌린 중산층이 많아 이들의 마음을 달래지 못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부동산 정책과 개발 공약을 쏟아내면서 수도권 표심 얻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여당의 잘못된 국정 운영을 반성하고 감성적인 호소를 통한 읍소 작전까지 펼치고 있다. 최근 이 후보의 욕설 파일이 재등장하면서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24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개발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GTX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로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GTX 플러스 프로젝트 ▲1기 신도시 재정비 ▲남부 첨단산업 거점벨트 ▲북부 평화경제특구 ▲동부 상수원 규제 개선 ▲서부 생태공원 조성 등 6대 공약을 제시했다.

앞서 이 후보는 23일 311만호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발표한 206만호 가량의 공급 계획에 서울 48만호, 경기·인천 28만호, 타 지역 29만호 등 105만호를 더해 총 31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서울 지역에 기존 공급계획 59만호에 48만호를 더한 총 107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중 공공택지로 공급되는 주택은 기존 계획 12만호에 신규 28만호를 더한 40만호다.

이 후보는 감성적인 호소에도 주력하고 있다. 형수 욕설 논란이나 대장동 의혹에 대한 자성과 더불어 억울한 측면에 대해 양해를 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지역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 사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좀 겸해서 인사를 드릴까 한다"며 "마침 또 신년이니 세배를 겸해서 사과의 뜻과 함께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를 한번 표현할까 한다"면서 의원들과 함께 맨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올렸다.

그는 "개혁 진보세력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인재채용에 있어서도 폭이 넓지 못했다"며 "국민들은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을 질책하기도 했는데, 나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비록 우리가 잘못한 게 많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분명 있지만 과연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지 다시 과거로 회귀할지 국민 여러분이 심사숙고해서 판단하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가족사를 꺼낸 이 후보는 욕설파일로 다시 회자된 작은 형과의 갈등도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제가 완전히 (어떤 세력이 형님을 유혹하려는 것을) 다 막았다. 공무원들 전화도 못 받게 하고 상대도 하지 말라고 했더니 (형님이) 어머니 집에 찾아가 집에 불을 질러 죽인다고 했다"며 "그게 시작이었다.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한다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는 저에게 하늘이다. 저를 낳아주셨고, 저를 길러주시고 언제나 믿어줬고, 제 어떤 결정이든 다 지지해준 분"이라고 어머니를 언급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후보는 "제가 화가나서 형님에게 전화를 해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느냐'고 했다. 형님이 저에게 '철학적 표현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조롱해 제가 욕을 했다"며 "욕한 건 잘못했다.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 잘못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과거 이야기에 목이 메인 이 후보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제 어머님도 떠나셨고, 형님도 떠나셨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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