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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李, 성남서 유년시절 회고하다 한때 흐느껴…국민의힘 향해선 ‘거친 입’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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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지지율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인 듯

세계일보

국회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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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사진)가 경기 유세 이틀째인 24일 사죄의 큰절을 하며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정치적 근거지'인 성남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첫 공동 선거운동을 통해 다시금 '원팀'으로 뭉치는 모습을 연출했고, 측근들은 백의종군 선언으로 배수진을 쳤다. 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서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공을 펼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 지역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등 배석한 민주당 의원 15명도 동참했다.

이 후보는 이후 '반성'과 '사죄', '사과'라는 단어를 6차례 써가며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여러 면에서 부족했다고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특히 "민주당이 개혁·진보 세력의 핵심 가치랄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인재 채용에서도 폭이 넓지 못했다. 국민들이 '내로남불'이라며 질책하셨는데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경선 직후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해 11월 24일에도 큰절을 한 바 있다.

2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사죄의 절에는 그만큼 상황이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0%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혀있는 반면, 정권심판론은 50%를 넘나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대 분기점으로 꼽히는 설연휴 전까지 최대 승부처인 서울·수도권 유권자의 표심을 잡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른바 7인회는 이날 비슷한 시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은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에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우리가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며 호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제2의 고향인 성남을 찾아서는 격정에 휩싸여 눈물까지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이 전 대표가 첫 공동 선거운동에 나서 '원팀' 행보를 보였다.

부모가 생계를 꾸렸던 상대원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즉석연설에서 시장 화장실을 관리하던 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회한에 젖었다.

눈물을 참아 가며 말을 이어간 그는 "어머니께 '판·검사 할 실력이 안 돼서 변호사해야 하니 이해하세요'라고 말하고 25살 나이에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며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지금 이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이후로도 흐느끼는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간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서민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정적으로 토로하고는 눈물을 닦았다.

이 후보는 가족 이야기를 이어가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울지 마세요" "우리가 있습니다" 등을 외쳤다.

과거 형·형수와의 '욕설 통화' 파문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노력으로도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향해서는 "빈대도 낯짝이 있다" "못된 사람들" "산적떼"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특히 "윤 후보는 왜 대장동 대출 비리를 봐줬느냐. 왜 대장동 관련자가 윤 후보 부친 집을 사줬나. 왜 국민의힘은 (대장동을) 공공개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강압해 공공개발을 포기시켜서 민간개발을 하게 만들었나. 왜 이렇게 국민의힘은 50억 클럽이니 고문이니 이렇게 관련이 많느냐"고 말하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화살을 국민의힘에 돌리려 애썼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이분 이것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양평 유세에서는 "진짜 돈 버는 건 바로 부동산 비리더라. 여기 양평에도 땅 많죠. 친한 사이라고 개발하라고 허가 찍찍 내주면 돈 버는 것 일도 아니다"라며 윤 후보 처가 회사의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도 집중 언급했다.

이 후보는 오는 27일까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31개 시군을 돌며 매일 맞춤형 공약도 공개한다.

이날도 용인(경강선 연장 검토·57호 국지도 단절구간 연결 검토), 이천(반도체 산업 지원·동탄-부발선 신설 검토), 여주(GTX-F 여주까지 연장·여주-원주간 복선전철에 강천역 신설 검토), 양평(지하철 5호선과 경의중앙선 팔당역 연결 검토) 등 지역별 각종 공약을 쏟아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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