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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당선에 필요한 672표가 백지로"…이탈리아 대선, 2차투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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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5일 2차 투표 진행]

머니투데이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의회가 제13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1차 투표를 마치고 집계를 위해 투표함을 열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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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제13대 대통령 선출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인뉴스·로이터통신·CNBC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하원 의사당에 대의원들을 소집해 제13대 대통령 선출 투표를 진행했으나 당선자를 내는 데 실패했다.

라인뉴스에 따르면 이날 투표에는 헌법에 규정된 전체 대의원 1009명 중 976명이 참석해 5시간 이상 진행됐다. 그러나 정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72표가 백지로 나왔고, 무효표도 49표에 달했다. 새로운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표수가 공교롭게도 백지로 나온 것이다.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가 진행되는 이탈리아 대통령 투표는 공식적인 후보자 명단 없이 비밀 투표로, 선호하는 인물을 용지에 적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차 투표까지는 정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만약 3차 투표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4차부터는 과반(505표) 득표자로 당선자를 가려낸다. 2차 투표는 25일에 진행된다.

이번 1차 투표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이 적힌 후보 중 파올로 마달레나 전 헌법재판소 부소장이 39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한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은 16표로 2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로 불린 마르타 카르타비아 현 법무부 장관은 9표를 받았다. 후보 사퇴를 선언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7표를 기록했다. 이번 투표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유력했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득표수는 1표에 불과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1차 투표에서 백지표가 무더기로 나온 것은 주요 정당 간 후보 천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의회의 두 주요 정당 중 어느 쪽도 단순 과반수에 대한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정당 간 합의로 공통된 후보를 내놔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인물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중도파 정당을 이끄는 지오반니 토티 리구리아 주지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회사 테네오의 볼팡고 피콜리 공동대표도 "기존의 정치적 교착 상황을 고려했을 때 3차 투표가 진행된 이후에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은 드라기 총리가 여전히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주요 정당들이 드라기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발생할 정국 불안 등을 이유로 그의 후보 천거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드라기 총리의 당선도 불투명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내각제인 이탈리아의 대통령은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평상시에는 상징적인 국가 원수의 역할에 머문다. 하지만 정국 위기 등 비상시에는 총리 지명·의회 해산 등과 같은 권한을 행사한다. 7년 임기에 중임이 가능하며, 대체로 이념 성향을 떠나 국민적 존경을 받는 원로 정치인이 대통령직을 수행해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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