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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440만명 몰린 LG엔솔 상장 코앞…증권가 “거래 먹통 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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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이틀 앞두고 증권가에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다.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상장 당일 일시적으로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지연 등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한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증거금과 건수는 각각 114조원, 440만건으로 역대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조선비즈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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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주관 업무에 나섰던 증권사들은 이른바 먹통 사고를 막기 위해 시스템 재정비에 나섰다. 홈 및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해 동시 접속 가능 인원수를 늘리는가 하면, 상장일에 발생할 수 있는 장애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377300)의 경우 상장 당일 일부 증권사 시스템상에서 주문 및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사고가 있었다. 삼성증권(016360)은 피해 고객들에 보상금 지급을 마쳤지만, 대신증권(003540)은 보상 절차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최근 대표 주관사 KB증권은 전산 용량을 늘리기 위해 약 250억원을 투자해 기존 22만명 동시 가능 접속자 수를 180만명으로 8배 늘렸다. 신한금융투자도 최대 130만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버를 60% 추가 증설했다. 대신증권도 서버를 확충하고, 대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KB증권의 경우 타사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해 IPO 기간 동안 벌어질 수 있는 가상의 장애 시나리오를 세웠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마련했다. 상장일에는 상장 관련 모든 부서가 실시간 화상회의에 참여하며 핫라인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례가 없는 IPO 규모인 만큼 사고가 나면 파장도 클 수밖에 없어 담당 부서에서도 긴장하고 있다”며 “선례들을 보면 보상금을 포함해 민원처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회사로선 최대한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 24일부터 카카오페이 상장일 개장 직후 9시 1분부터 10분 사이에 발생한 오류에 대한 고객 보상금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일부 고객들이 오류가 난 시간대의 최고가가 아닌 회사에서 산정한 보상기준가격(19만4759원)에 불만을 느끼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사측은 보상금액을 보상기준가에서 실제 고객이 매도한 가격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이때 기준가는 지연이 발생한 시간 동안 카카오페이 총 거래량과 총 거래가액을 가중평균해 산출됐고, 매도가는 전산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매도 체결 가격으로 정해졌다.

같은 날 9시~9시 2분에 오류가 발생한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보상기준가격을 21만원으로 책정해 보상했다. 대신증권과 유사한 방법이지만 주가가 최고가(23만원)를 기록한 9시 1분 42초를 기준으로 이후 30초간 거래가액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면서 기준가가 소폭 높아졌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에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해 회사가 고객에게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보상 절차나 보상금 산정 기준이 회사마다 다를 전망이다. 보상 절차 진행 여부는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매매주문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령 금융회사의 보상금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금감원에서 직접 보상 기준을 제시하는 분쟁조정위원회까지 올라가는 사례는 없었다”며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첫 단계인 회사와 고객 간에 자율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과거 판례 등을 기준으로 합의 권고를 한다”고 덧붙였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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