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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사업체 넘어 사람 길러내…스타트업 직군별 인력부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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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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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안에 사람을 키우는 '휴먼 액셀러레이션' 영역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보다 커지리라고 봅니다. 저희도 사람을 키우는 회사로 가는 거죠."

테크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를 이끄는 류중희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퓨처플레이는 '휴먼 액셀러레이션'에 대해 10년 뒤 삶을 바꿀 비전과 역량을 가진 인재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양성하는 프로젝트로 정의 내리고,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직군을 발굴해 실무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휴먼 액셀러레이션 그룹'을 사내에 새롭게 출범시킨 것도 그 의지의 일환이다.

퓨처플레이가 휴먼 액셀러레이션이라는 생소한 영역에 뛰어든 건 어느덧 회사 설립 10년째를 앞둔 상황에서 초기 투자라는 레드오션 속에 새로운 블루오션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류 대표는 "이미 초기 투자업은 9년 전에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경쟁적인 사업이 됐다"며 "경쟁에서 탈출하려면 업을 재정의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커진 유동성과 함께 초기 스타트업에도 천문학적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며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류 대표는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좋은 스타트업을 찾으려면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그 재료로 사람을 기르는 휴먼 액셀러레이팅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는 우선 △제품 총책임자(PO)를 양성하는 'PO스쿨(Night Sprint)' △초기 투자 심사역 양성을 위한 '심사역 스쿨' △기술 분야 석·박사 학위 보유자 대상 '창업가 스쿨'을 론칭했다. 모두 없어서 못 구하지만 개발자와 달리 학원식 교육은 불가능한 직군이다. PO스쿨은 참여자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시니어 PO의 지도 아래 VCNC와 제제듀의 실제 프로덕트 업무를 진행하는 형태로 최근 파일럿 기수를 마쳤다.

모집 당시 5년 이상 관련 경력 보유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했음에도 8명을 뽑는 데 100명이 몰릴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개강한 심사역 스쿨 역시 참여자들이 투자 보고서를 작성하면 퓨처플레이 실무진이 멘토링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수료 이후 채용 연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류 대표는 "PO스쿨에 실제 과제를 제공한 스타트업들의 경우 몇몇 참여자에 대한 잡오퍼 희망 의사를 운영진에 전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퓨처플레이가 인수한 태니지먼트랩 역시 휴먼 액셀러레이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태니지먼트랩은 각자의 재능을 발견하고 강점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커리어 설계 도구 '태니지먼트'를 개발했다. 류 대표는 "사람이 적은 스타트업에서는 약점과 강점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나와 일하는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니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고, 팀 전체가 어디로 치우쳐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니지먼트랩과의 합병을 통해 각자 뭘 잘하는지 평가하고 그에 맞는 직군과 회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관성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면 이 태니지먼트 리포트와 4주간 활동 내역을 종합해 참여자들에게 일종의 '졸업장'을 수여하는데, 이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민팅(디지털 파일에 토큰을 결합하는 작업)해 위·변조 우려 없이 회사 지원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류 대표는 휴먼 액셀러레이션이 단순히 업무 스킬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삶을 바꾸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가 스쿨을 진행할 당시 스타트업이 그저 트렌디한 아이디어로 일확천금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창업에 냉소적이었지만 지금은 창업 준비에 열심인 분이 있다"며 "자신이 가진 엔지니어링 능력을 극대화해 자본화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업임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업의 본질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뿌듯했다"고 전했다.

퓨처플레이는 향후 스타트업 맞춤형 인사 전문가, 협업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을 겸비한 개발자처럼 신직군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직종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외부 기관과의 협업에도 열려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과 창업가 스쿨 크로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류 대표는 "지금까지의 시도가 파일럿이었다면 완전히 프로그램을 정규화해 저희가 키워내는 분야에서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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