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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제주 삼다수, ‘재생 삼다수’에 담는다…친환경 속도 내는 석화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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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소재인 ‘스카이펫(SKYPET)-CR’로 만든 제주 삼다수 생수병. [사진 SK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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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가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친환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 쓴 페트병, 폐식용유 등이 주요 소재로 재탄생하면서 석화업계의 미래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 규모도 점점 커질 전망이다.



SK케미칼+삼다수, 재생 페트병 상용화



SK케미칼은 이달부터 제주 삼다수(제주개발공사)에 화학적 재활용 소재로 만든 페트병을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해 만든 페트 소재 ‘스카이펫 CR’로 생산한 제품이다. 앞서 SK케미칼과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8월 페트병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페트병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해왔다. 제주개발공사는 전국에서 수거한 삼다수 페트병을 SK케미칼에 제공했으며, SK케미칼은 해중합 기술을 이용해 폐페트병에서 원료 물질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재생 페트 소재는 폐플라스틱을 분쇄해 세척, 선별한 뒤 다른 소재와 혼합해 만드는 기계적 재활용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식품용기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데다 기존 플라스틱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해서다. 이에 반해 화학적 재활용을 거친 재생 페트병은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순수 원료를 추출한 뒤 만든 제품이어서 이물질에 대한 오염 우려가 없고 품질도 기존 플라스틱과 같다.



2030년부터 재생 페트병 시대 본격화



SK케미칼은 스카이펫 CR을 본격 양산해 국내외 식음료병·식품포장 소재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의무적으로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페트의 경우 2030년까지 재활용 원료를 30% 이상 사용해 만들도록 했다.

화학적 재활용을 거친 페트는 해외 플라스틱 시장에서도 관심을 갖는 소재다. 지난해 영국의 에너지 관련 조사업체 우드매킨지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페트 시장 규모는 연간 9000만t에 이른다. 이 중 재활용 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970만t)로 대부분 기계적 재활용 소재다.

정재준 SK케미칼 신사업개발실장은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오는 2025년에는 스카이펫 CR 매출이 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투명 페트병을 반복적으로 재활용해 사용하는 ‘보틀 투 보틀’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친환경 코팅제 원료 수출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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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공장 관계자들이 25일 바이오 밸런스드 NPG 첫 수출 출하를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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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폐식용유와 팜부산물 등으로 만든 코팅제 원료를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이 회사는 글로벌 친환경 소재 인증을 받은 ‘바이오 밸런스드 네오펜틸글리콜(NPG)’ 개발에 성공해 유럽시장에 처음 수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탈리아의 소재 회사인 노바레진은 LG화학의 제품을 원료로 활용해 자동차·가전제품·음료수 캔 등의 표면 작업에 쓰이는 친환경 코팅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바이오 밸런스드 NPG는 생산 과정에서 기존 NPG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을 70% 이상 감축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 혁신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친환경 소재 분야를 선도해가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KAIST와 탄소중립연구센터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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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롯데케미칼-KAIST 탄소중립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왼쪽)과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황진구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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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친환경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나선다. 양측은 지난 24일 대전 KAIST 에너지 환경연구센터에서 롯데케미칼·KAIST 탄소중립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롯데·KAIST 탄소센터에서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와 수전해를 통한 청정수소 생산과 친환경 나프타 생산 등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청정수소 생산 등의 경제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KAIST 교수진 5명과 23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합류하기로 했으며 롯데케미칼의 연구 인력도 참여한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3년간 총 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KAIST 내에 연구 공간을 마련해 기술 개발을 위한 실험장비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친환경 핵심 기술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기술확보와 인재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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