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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 수능 SAT 자격시험화… 대학 76%가 점수 묻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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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방식, 종이 없이 컴퓨터로… 대입 무게중심 수시 전형으로

미국의 대입수학능력시험인 SAT가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전환되고, 훨씬 쉬워질 전망이다. 표준화된 객관식 시험 결과 대신 고교 시절의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나 학내 활동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SAT를 단순 자격시험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25일(현지 시각) “앞으로 SAT는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지 않고, 응시생의 노트북이나 태블릿PC, 혹은 주최 측이 빌려주는 컴퓨터로 시험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 등 해외 응시생은 2023년부터, 미국 학생들은 2024년부터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시험 양식이 바뀌면서 내용도 훨씬 쉬워진다. 시험 시간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고, 지문이 단순하고 짧아진다. 수학 시험에선 계산기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집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관이 있는 학교나 지정된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디지털 방식의 SAT 모의고사를 치른 고교생들은 “시험을 다 봤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SAT 준비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친구들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1926년 도입된 SAT는 미 주립대와 명문대 응시 때 꼭 필요한 시험 성적이었으나, 최근 그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교육으로 점수를 높일 수 있어 부유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이란 비판이 많았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대규모 일시 시험이 부적합하다”며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이 잇따라 SAT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미 4년제 대학 중 76%가 SAT 점수를 묻지 않기로 했다. 응시생 규모는 2020년 220만명에서 지난해 150만명으로 급감했다. 미 대학들은 고교 학내 종합평가와 다양한 과외 활동, 에세이의 독창성 등을 평가하는 ‘수시 전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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