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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그 해 우리는' 작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순간'의 드라마로 남길" [N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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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나은 작가/ 사진제공=SBS '그 해 우리는'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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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 이단)이 지난 25일, 1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그 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 되어 펼쳐지는 청춘 다큐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다.

고등학교 시절 다큐멘터리를 함께 찍으면서 인연을 맺어, 연인이 된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가 이별을 맞이한 후 다시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만나는 과정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시 관계를 맺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청춘의 사랑을 비롯해 청춘이 가진 고민과 가족의 관계, 우정 등 다양한 현실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어쩌면 소소할 수도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렇기에 더욱 공감 있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었던 '그 해 우리는'. 27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 해 우리는'의 극본을 쓴 이나은 작가는 '그 해 우리는'의 극본을 쓰게 된 이유와 이처럼 많은 공감을 유발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던 뒷이야기에 대해 풀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20대를 통과하면서 느낀 자신의 고민과 주변의 고민들을 극본에 담아내면서 최웅과 국연수, 김지웅(김성철 분), 엔제이(노정의 분)의 청춘 속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든 이나은 작가. 그가 만들어낸 '그 해 우리는'의 순간들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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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은 작가/ 사진제공=SBS '그 해 우리는'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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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에 이어>

-부제를 영화 제목에서 따온 이유가 있다면.

▶저희 드라마의 소재가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였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로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건 또 뭘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영화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부제를 영화제목에서 따오게 됐다. 삶이 영화 같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쓰기도 했다.

-곳곳에 등장하는 책들도 눈길을 끌었는데.

▶극 중 등장한 책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7회 에필로그에서 웅이와 연수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다. 정말 인상 깊게 본 책이다. 어쩌면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영원회귀(영원한 시간은 원형을 이루고, 그 원형 속에서 우주와 인생이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용을 했다. 무한히 이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웅이와 연수의 10년 여정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영원회귀에 덧붙여, 결국 되풀이 되는 삶속에서 느끼는 후회도 극의 중심이 됐는데.

▶제가 중점을 뒀던 후회의 감정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서 느꼈을 '그때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할 걸' '붙잡아 볼 걸'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걸 웅이와 연수에게 많이 담았다. 가족에 대한 서사도 마찬가지로 가족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고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이런 고민들을 인물을 통해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최웅의 필명을 '고오'라고 설정한 이유와 그 대척점의 인물로 '누아'(곽동연 분)를 설정한 이유가 있다면.

▶웅이의 필명은 외로운 느낌으로 짓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낯설면서도 외로움을 줄 수 있는 이름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오라는 글자가 외로움과 고독함을 담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누아는 고오라는 이름의 모음과 자음을 조금씩 돌려가면서 만들었다. 둘이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고오는 외로움을 담았고, 누아는 모음이 바깥쪽으로 있어 외향적이다라는 것을 담으려 했다.

-대본을 통해 만들어진 영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나.

▶저는 촬영장에 많이 나가지 못해서 어떻게 찍고 계신지를 방송을 통해 봤다. 만약 만난다면 이런 말을 전하고 싶은데라고 했던 걸 배우님들에게 편지를 써서 전해드렸다. 우선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또 마침 배우님들이 이런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이런 청춘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 작품을 선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느꼈다. 배우님들에게도 중요한 시기였을 텐데 그 시기를 우리와 함께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올해 30대에 접어들었는데, 20대와 달라진 점이 있나.

▶30대가 된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걸 마음껏 누려보려고 한다. 우선 30대가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20대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있었다면 30대는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30대에도 새로운 걱정거리와 고민들이 따라올 터다. 이건 또 마음껏 느낀 후에 차기작으로 말씀드리겠다.(웃음)

-청춘 멜로 외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픈 생각은 없나.

▶장르적으로는 아직 많이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지금은 제가 잘하는 것부터 잘 해나가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일상적이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제가 잘 하는 것이다 보니 열심히 한 후에 성장을 하고 나면 다른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해 우리는'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나.

▶제가 좋은 작품을 봤을 때는 그 작품을 보던 나의 모습을 기억한다. 작품을 보던 시절의 계절, 공기의 흐름까지 기억할 정도다. 작품 외적인 당시 저의 모습까지 기억에 남더라. 시청해주셨던 2021년 말과 2022년 초가 시국은 암담했지만 그래도 '좋은 순간은 있었지'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작품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나 풀어내지 못한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 작품에서 담기지 않을까 싶다. 지금을 사는 다양한 청춘들이 있다. 그들 모두 상처와 아픔도 있을 거고 빛나는 상황이 있을 텐데, 그건 다음 차기작에서 표현하고 싶다. 지금은 시청자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시청자분들이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더 의미있게 봐주신 덕분에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 감사할 따름이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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