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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World Now_영상] '돈벼락' 1년 만에 후회‥봇짐도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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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된 시골 마을 사람들, 그런데..>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동부자바 투반군 수무르그능 마을.

새 차를 실은 트럭 수십 대가 줄지어 들어왔습니다.

얼마 뒤부터는 사업가와 관광상품 판매 영업사원까지 마을로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는 처음 보는 풍경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어느 날 모두 농사를 그만뒀습니다.

하루아침에 큰돈을 손에 쥐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영 석유회사 퍼르타미나는 정유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수무르그능 마을을 찾았습니다.

퍼르타미나는 주민들에게 땅을 사는 대가로 평균 80억 루피아, 약 6억 3천만 원씩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마을 이장은 "땅을 판 사람 가운데 90%가 새 차 구매 계약을 했고, 75%가 대체 토지를 사는가 하면 50%가 집을 짓고 있다"며 "새 차 176대가 마을에 배달됐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이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부러워했습니다.

<1년 뒤‥시위에 나선 주민들>

그런데 최근 주민들은 정유공장 공사 현장을 찾아가 집단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의 이유는 "취업을 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땅을 내주고 거액을 받은 주민들이 "취업까지 시켜달라"니 어찌 된 일일까요?

시위에 참여한 주민 무사남은 "1년 전 땅과 집을 퍼르타미나에 판 것을 후회한다"며 "고정 수입이 없다 보니, 소 3마리를 팔고 이제 소 3마리만 남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무기는 "2.4헥타르의 땅을 25억 루피아(2억 원)에 팔았는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데 쓰고 나니 저축만 조금 남았다"며 "전에는 옥수수와 고추를 심어 수확할 때마다 4천만 루피아(335만 원)씩 벌었는데, 이젠 그런 게 없다"고 한탄했습니다.

주민들은 퍼르타미나에서 땅을 사간 직원들이 땅을 팔면 아들을 취직시켜 준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며, 땅을 판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그 많은 목돈을 다 썼을 리 없고, 그저 더 받아내고 싶을 뿐"이라는 쓴소리에 "땅 주인은 목돈이라도 받았지만, 이 마을에서 땅을 빌려 농사짓던 소작농들은 더는 농사를 짓지 못해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농사짓던 사람들이라 세상 물정을 잘 몰라 목돈을 지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등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자(wit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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