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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개인도 외국인도 공포의 투매…'패닉장세' 내달까지 갈수도 [美연준발 자산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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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시계 빨라지자
투자심리 악화되며 증시 쇼크
코스피 14개월만에 최저치
한은·금융당국 점검회의
오미크론·우크라이나 등 겹악재
"당분간 시장 변동성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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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대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빠지며 증시가 급락했다. 개인투자자들도 지수가 3% 이상 급락하자 다급한 마음에 주식을 팔았고, 외국인들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산세, 중국 연휴 등으로 2월도 지수 하락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FOMC, 매파적 발언에 시장 쇼크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4.75포인트(3.50%) 하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지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군사적 긴장,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이 계속되면서 급락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FOMC 이후 매파적인 연준의 스탠스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긴축 페이스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그 간극을 좁혀나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FOMC의 내용이 기존에 나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냉정하게 나오면서 매파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크면서 시장에 쇼크를 줬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일부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임도 주가 하락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연준이 기대보다 강하게 나온 것은 물가를 잡지 못하면 경기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이 실질임금을 마이너스로 만들었고, 기업들도 공급망 우려로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가는 가치에 투자하는 것인데 가치라는 것은 잉여유동성과 할인율의 합"이라면서 "할인율이 변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주식들이 힘을 못 받았고, LG에너지솔루션도 그래서 외국인들이 다 팔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소위 '페드 풋(Fed Put)'이라 불리는 중앙은행의 적극적 금융시장 개입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주가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평가다. 페드 풋이란 금융시장 위기 때마다 중앙은행이 적극 개입해 시장가격을 돌려세움으로써 투자자들로서는 마치 풋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방어력을 갖는다는 뜻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발작에 가까운 패닉이 오더라도 연준이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소위 '페드 풋'을 기대할 수 없어 버팀목이 사라졌다는 공포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 주시

이날 미 FOMC 결과와 관련,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우선 한국은행은 박종석 부총재보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박 부총재보는 "이번 FOMC 정책결정 내용이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다소 매파(통화긴축·hawkish)적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지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국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도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합동으로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사무처장은 "오늘 새벽에 열린 FOMC 결과는 비교적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나 이후 이어진 연준 의장 기자회견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 반전되고 우리 증시도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 긴축 가속화, 오미크론 확산, 중국 경기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등 다양한 국내외 변수에 따라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성장·수출 등 실물경제 여건이 양호한 상황에서 시장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고 있지 않은지 면밀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석기관들은 주가·환율 등 주요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화나 국내외 금융투자자의 디레버리징 등이 가계·기업부채, 금융회사 재무상황 등에 미치는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금융위는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련, 지난 25일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로 상향했다. 향후 대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금융부문 잠재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도 변동성을 주시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FOMC 결과와 관련, "향후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시행 시 신용위축이나 자산가격 변동성이 지속되고 경기하강 위험이 점증하는 한편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 등으로 상당기간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빈번해질 우려가 있다"며 "미국 외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유로존, 일본의 완화 축소도 가속될 소지가 있다. 지난해 선제적 금리인상 폭이 컸던 중남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향후 상당기간 글로벌 정책금리 인상 기조는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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