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따상’ 기대했던 LG엔솔… 데뷔하는 날 증시 대폭락 ‘불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초가 59만7000원… ‘따’에 실패

장 초반부터 외국인 물량 쏟아져

공모가 대비 68.3% 상승으로 마감

시총 118조원… 단숨에 2위 직행

일부 증권사 전산장애로 혼란도

세계일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약 증거금 114조원, 청약건수 440만건 등 기업공개(IPO) 역사를 바꿔 쓴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했다. 데뷔 날부터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긴 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는 실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 59만7000원보다 15.41% 내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30만원에 대비해서는 68.3% 상승했다. 1주당 수익은 20만5000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시초가가 59만7000원에 형성됐다. 공모가의 2배인 60만원에 단 3000원이 모자라 ‘따’에는 못 미쳤다. 그렇지만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99% 수준에 형성돼 선방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장 초반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개장 직후에만 59만8000원으로 올랐을 뿐 1분 만에 56만9000원으로 떨어졌고, 9시13분엔 시초가 대비 24.6% 빠진 45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1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고, 개인도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약 3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이 2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상장 첫날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으로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제치고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위로 직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전 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120조원 수준이던 LG그룹은 이날 종가 기준 약 233조원으로 곱절가량 불었다. SK그룹(약 178조3000억원)을 제치고 삼성그룹(약 654조8000억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LG그룹이 시가총액 2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공모가의 덩치가 커서 ‘따상’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상장 첫날 유통 가능 주식이 전체 주식의 8.85%에 불과해 투자자들은 내심 따상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코스피가 이날만 3% 이상 급락하면서 ‘따상’은커녕 ‘따’에도 아쉽게 실패했고, ‘상’은 어불성설인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청약 흥행을 고려해 외국인(기관) 보유 물량의 72.9%를 ‘의무보유 미확약’으로 설정해준 게 주가 하락에 직격탄이 됐다는 평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 초반부터 매도 폭탄을 집어던지면서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들의 LG에너지솔루션 순매도는 287만8124주, 금액은 1조4978억원 규모에 달한다.

세계일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8조864억원으로 2위 삼성전자(1조5929억원)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이날 코스피 전체 시장에서 오간 금액이 약 19조원임을 감안하면 절반가량을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한 셈이다.

이날 장 초반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급락하다 보니 매도 전쟁이 펼쳐지면서 일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개장 직후 수분간 접속지연 현상이 발생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 연달아 제기됐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 MTS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접속 오류는 약 40분 진행됐으며 개장 후 50분이 지난 시점에는 해소됐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이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은 시세 지연은 있었어도 전산장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