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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만명 넘는다는데… 오미크론 얕보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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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본격화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기록을 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피검자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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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집단면역’을 언급하면서 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백신을 맞는 것보다 오미크론에 걸리는 게 낫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최근 공개된 오미크론 초기 연구 결과만을 갖고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해외 국가에서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 집단면역을 형성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현상을 국내에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집단면역은 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 면역이 생겨 대량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지난해 7월부터 돌파감염을 일으키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정부에서 ‘집단면역’이라는 말은 금기시 돼 왔는데, 이날 재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24일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6%로 인플루엔자(계절독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오미크론을 확산시키는 이른바 ‘자연면역’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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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서울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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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 증상, 감기 이외 미각·후각 상실 등 다양

이를 두고 국내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미크론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우세화된 미국, 영국 등과 한국의 상황은 다르고, 변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오미크론의 증상이 경미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주장대로 현재까지 국내외에 보고된 오미크론 감염 증상은 대체로 기침, 피로, 코막힘, 콧물, 인후염, 두통 등으로 일반 감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각 상실, 후각 상실, 척추 통증, 동상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 이외에도 심각한 증상이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오미크론이 먼저 확산된 영국에서는 20대 젊은 환자들이 목 안을 커터칼로 긁는 듯한 고통을 3일 이상 심하게 느꼈다는 보고도 나온다. 장기 후유증을 뜻하는 ‘롱 코비드’도 문제다. 국제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30%가 완치 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1년 넘게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롱 코비드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발열, 설사, 근육통, 수면장애,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상태) 등으로 다양하다. 채윤태 성남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진료한 코로나19 환자 중 완치 후에도 장기간 후유증을 호소하는 롱 코비드 사례가 상당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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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1,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이 모더나 백신으로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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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 낮은 치명률, 착시일 수도”

오미크론이 유행하는 현재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면역이 생긴 사람은 (오리지널)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상이 경미하다”며 “오미크론으로 돌파감염이 된 사람의 증상이 경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면역이 없는 사람이 오미크론에 경미한 증상만 보이고 나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라고 했다.

오미크론이 먼저 시작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젊고 건강한 환자가 주로 감염된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50대 이상 연령에서 가파르게 높아진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게 나오는 것은 초기 연구가 청장년 확진자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적 착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진자 숫자가 정점을 찍고 정체기를 보이는) 영국이나 미국은 감염자 규모가 한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크다”며 “이런 나라와 한국의 상황을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 “백신 충분한데 자연면역? 비상식적”

전문가들은 백신이 충분히 마련된 상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연감염을 선택하는 것은 상식 밖 행위라고 말한다. 오미크론에 고의로 감염되는 사람이 늘어 확진자가 폭증하면 백신을 맞지 않은 소아·청소년까지 감염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한국은 5~12세 연령층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있는다.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전혀 형성돼 있지 않은 저연령대 아이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경우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채윤태 전문의는 “부스터샷 접종이 중증화·사망 가능성을 낮춘다는 게 이미 입증된 상황에서 오미크론에 고의로 감염된다는 건 비상식적인 선택이다”라며 “백신 안전성은 자연면역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다시금 중환자, 사망자 등이 다수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정부가 혼자 너무 앞서갔다”며 “돌파감염이 잦아진 시점부터 집단면역이라는 말은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통계청(ONS)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성인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은 미접종자에 비해 코로나19 확진 12주 후에도 후유증을 앓을 확률이 41% 낮았다. 이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높아진 상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접촉하면 후유증을 겪을 확률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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