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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금지약물 200배 검출…할아버지 약 탓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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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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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소속 카밀라 발리예바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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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은 할아버지의 약 때문이라고 변명했으나 전문가들은 "의도적 복용"이라고 주장했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위원장은 17일 CNN과 인터뷰에서 "발리예바가 그의 주장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약물이다.

여기에 지난 16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발리예바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외에 하이폭센(Hypoxen)과 L-카르니틴(L-Carnitine)도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두 약물은 금지는 아니지만 지구력을 증진시키고 호흡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타이거트 위원장은 "금지 약물 1종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쓰는 건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발리예바 측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할아버지와 물컵을 같이 쓰다가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성분이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 함께 검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이거트 위원장은 해당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발리예바 소변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의 농도는 1mL당 2.1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샘플 오염 판명을 받은 다른 선수와 비교해 200배가량 많은 양"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트리메타지딘을 주기적으로 복용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라는 얘기다.

타이거트 위원장은 "분명히 누군가 발리예바에게 이런 약물을 복용하도록 가르쳤거나 지도한 것이다. 그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한 누군가일 수도 있다"며 "이제 겨우 16살인 소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경기 뒤인 지난 8일 도핑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의 자격 일시 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발리예바 측이 항소를 제출했고 다음날 RUSADA는 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는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이며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가 이달 8일에 통보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발리예바의 출전 결정에 각계 각층의 비판이 이어졌다.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해도 수여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5일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발리예바는 17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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