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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자업자득…약물이 메달을 가져다주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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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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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약물이 메달로 이어지진 않았다.

피겨스케이팅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결말은 다소 씁쓸했다.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31점, 예술점수(PCS) 70.62점, 감점 2점을 받아 14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2.16점과 합친 총점은 224.09점이다. 전체 4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발리예바는 눈물을 쏟아냈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도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전반적으로 불안정했다. 빙판 위로 넘어진 것만 두 차례다. 첫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에서부터 위기가 감지됐다. 아슬아슬하게 랜딩했다. 이어진 트리플 악셀에선 넘어졌다. 다운그레이드 처리됐다. 세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에서도 착지가 흔들렸다. 이후 쿼드러플 토루프-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러츠 등은 무난히 소화했다. 비점프 요소인 스텝 시퀀스, 스핀 등은 모두 최고 4레벨을 얻었다.

세계적인 스타였던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에서 도핑 위반으로 얼룩졌다. 소변 샘플에서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심장병 치료제로 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지약물은 아니지만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도 발견됐다. 발리예바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탓이라고 항변했다. 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트리메타지딘의 경우 농도가 1㎖당 2.1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 위원장은 CNN와의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경기력 향상 물질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의 성적을 ‘잠정기록’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더라도 금지 약물 문제가 결론이 날 때까지 공식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IOC는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면 이번 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꽃다발 전달식과 공식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발리예바가 메달권에서 벗어나면서 시상식은 정상적으로 열리게 됐다. 도핑 조사 결과에 따라 이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있다.

한편,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은 안나 셰르바코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차지했다. 총점 255.95점을 얻었다.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사카모토 가오리(일본)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영은 6위를 마크했다. 김연아 이후 한국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김예림 역시 9위에 오르며 톱10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 두 명이 올림픽에서 나란히 톱10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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