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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바이든 “러시아, 며칠 안에 우크라 침공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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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링컨 “침공용 명분 조작 가능성” 거듭 경고

    “사이버·미사일 공격 뒤 키예프로 진군할듯”

    반군 지역 주변 포격전 책임 공방 달아올라

    러, 주러 미 부대사 추방 “미국에 맞대응”


    한겨레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17일 친러시아계 반군의 포격으로 파괴됐다고 주장한 러시아 접경 지역 유치원 내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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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하던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군 침공 계획에 대한 미국의 추가 경고와 동부 반군 지역 충돌로 다시 살얼음판으로 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우리가 확보한 모든 지표로 볼 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위장 술책으로 침공의 명분을 삼으려고 한다”며 “내 감으로 그런 일은 며칠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나와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에 관해 전보다 더욱 살벌한 경고를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내밀 조작된 침공 명분이 무엇일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러시아 안에서의 폭탄 테러, 드론 공격, 허위 또는 실제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이를 “인종청소나 집단 학살로 묘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조작된 공격을 빌미로 한 러시아군의 침공은 사이버 공격과 우크라이나 전역을 노린 미사일과 폭탄 공격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핵심 목표들로 진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그는 러시아의 계획을 폭로해 전쟁을 막으려고 일정을 조정해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런 경고 속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쪽은 동유럽 회원국들에 병력을 증파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대한 5천명 증파에 착수했으며, 불가리아에도 병력을 증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AP) 통신은 영국도 수백명을 폴란드로 보내면서 전함과 군용기도 추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이번에도 러시아군의 침공 임박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런 판단의 구체적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쪽이 러시아의 침공 명분용 사실 조작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제시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서로 포격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긴장 강도가 더 높아졌다. 돈바스는 2014년 이후 양쪽의 분쟁으로 1만4천여명이 숨진 곳이다.

    돈바스 지방에서 친러시아계가 자신들의 독립국가라고 주장하는 루한스크공화국은 17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포격을 가해 응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정부군에 포격을 가했으나 자신들은 반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러시아와의 국경 지대에 있는 소도시를 노린 반군의 포탄이 유치원을 타격했다며 벽에 구멍이 난 건물 내부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이 공격으로 교사 2명이 다치고, 도시 절반에 전기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휴전 합의 준수를 감시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대치 지역을 따라 17~18일에 500번의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치원 건물 포격은 친러시아에 세력에 의한 “큰 도발”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치원 포격은 자신들이 말해온 러시아 쪽의 위장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앞으로 며칠간 그런 일이 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양쪽 경계 지역에 너무 집중돼 있으면 도발 가능성이 있어 끔찍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도 계속 부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논의하는 이 회의를 “서커스”라고 부르며 “근거 없는 주장”을 다루지 말자고 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바트 고먼 주러시아 미국대사관 부대사를 추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근 주미 러시아대사관 고위 외교관을 미국이 추방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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