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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논란 못 넘고 '휘청'…발리예바, 스스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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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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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 스케이팅이 엉망이 됐습니다. 러시아의 발리예바가 금지약물이 적발되고도 '여자 싱글'에 나선 것부터 논란이었습니다. 결국, 열여섯 소녀는 넘어지고, 휘청이며 4위로 올림픽을 마쳤습니다. 연기를 한 선수도, 지켜본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

4회전 점프를 거뜬히 해내던 그 선수가 맞나 싶었습니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에도 출전 길이 열렸지만, 쏟아지는 비판과 싸워야 했던 열여섯, 발리예바는 시작부터 흔들렸습니다.

휘청거리고, 미끄러지더니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습니다.

4회전 점프를 세 번 시도했지만, 모두 감점을 받았습니다.

일곱 번의 점프에서 가산점을 챙긴 건 두 번뿐, 연기는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발리예바는 얼굴을 감싸 쥐고 울먹였습니다.

그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조니 위어/미국 NBC 해설위원 : 가슴이 아픕니다. 주변 사람들은 발리예바가 여기서 경쟁하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우리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첫 올림픽에서 열여섯의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금지약물에 걸린 선수로 낙인이 찍힌 채 올림픽 무대에 서야 했는데, 따뜻한 위로는커녕, 싸늘한 질책이 날아왔습니다.

러시아 투트베리제 코치는 돌아오는 선수를 거세게 다그쳤습니다.

[예테리 투트베리제/러시아 피겨대표팀 코치 : 왜 싸우다가 말았어? 설명해 봐, 왜 그랬어? 악셀 점프 뒤에는 포기했잖아.]

이 장면은 전 세계의 분노를 불러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발리예바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받는 대우는 굉장히 차가웠다, 섬뜩할 정도였다.]

발리예바는 아무런 말도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올림픽 최초의 4회전 점프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지만, 끝은 초라했습니다.

쇼트프로그램에선 1위를 했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선 5위를 했습니다.

쇼트와 프리를 합친 종합순위는 4위였습니다.

[타라 리핀스키/미국 NBC 해설위원 : 신께 감사합니다. 다른 메달리스트들이 시상대 위에 오를 수 있게 됐습니다.]

IOC는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었다면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했는데, 발리예바가 4위에 그치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발리예바는 이제 '도핑 스캔들'을 둘러싼 복잡한 조사와 맞닥뜨려야 합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발리예바를 지도한 코치, 의사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화면출처 : NBC)

(*저작권 관계로 방송 영상은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정재우 기자 , 구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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